밀레니얼 양육자의 자녀인 알파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함을 누리고 있다. 이들은 유행을 ‘실시간’으로 소비한다. 용돈 관리 및 경제 교육 앱인 ‘퍼핀’에 따르면 탕후루·마라탕 같은 음식의 구글 트렌드 그래프와 용돈 결제 데이터는 동일한 곡선을 그린다. ‘텐포켓(10 pockets) 키즈’라는 말도 이들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부모·조부모는 물론, 이모·삼촌까지 열 명이 지갑을 열어 키우는 아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유행에 민감하고 부족함 없이 자라는 게 과연 좋은 걸까? 퍼핀을 창업한 이민희 레몬트리 대표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버는 법’은 모른 채 ‘쓰는 법’만 아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어서다. 2023년 서비스를 시작한 퍼핀은 현재 가입자 34만 명, 활성화 용돈 카드 17만 장 규모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양육자의 노후 대비를 위해서도 경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는 29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소매판매액지수가 3년 연속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가계 지출을 줄이면서도 사교육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학원비 대느라 ‘에듀푸어(교육 빈곤층)’가 된 학부모가 적지 않다. 이 대표는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지 않으면 노후가 저당 잡힐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경제 교육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지난 14일 이 대표를 만나 물었다.
Intro. 경제 교육 시작해야 하는 이유
Part1. 쓸 생각보다 벌 생각이 먼저다
Part2. 일상 속에서 '생산자 마인드' 심어줘라
Part3. 결핍 없는 세대, 결핍을 가르쳐라
💸쓸 생각보다 벌 생각이 먼저다
빈익빈 부익부(貧益貧富益富).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자는 더 부유해진다는 뜻의 한자성어다. 이 대표는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재학 시절 두 그룹의 아이들을 만나 이를 체감했다. 수학 과외를 했던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초등학생과 멘토링 봉사로 만난 저소득층 중학생이다. 설 연휴가 끝난 뒤 타워팰리스 아이들은 세뱃돈을 어떻게 ‘불릴지’ 얘기하느라 바빴다. 반면에 저소득층 아이들은 어디에 ‘쓸지’만 고민했다. 이런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가 뭘까?
타워팰리스 초등학생들이 세뱃돈을 어떻게 불리겠다고 했는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