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시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수능 시험도 치르는 건데 사진 규격이 왜 다른지 모르겠어요. 수시부터 수능까지 올해는 사전 예약까지 생겨서 처음 시험을 치르는 학부모는 혼란스럽네요.” (고3 수험생 학부모)
대입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수시 지원 사진과 수능 접수 사진 규격이 달라 학부모와 수험생이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수시 원서 접수 사진은 3개월 이내 촬영한 가로 3cm, 세로 4cm 크기 반명함판 사진을 제출하게 돼 있다. 반면 수능 사진은 가로 머리 길이 3.2~3.6cm로 원서 접수 시작일로부터 최근 6개월 이내 촬영된 상반신 사진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진의 크기는 3.5cm, 세로 4.5cm로 여권용 사진과 동일하다.
일부 학교는 수능 접수용 사진 촬영을 일괄 진행하면서, 원서마다 요구되는 사진 크기를 따로 안내하거나 수시 원서 접수에 활용할 수 있는 사진 파일을 함께 제공한다. 문제는 사진 촬영이 없는 학교 학생이거나 졸업생 등은 접수하면서 혼란을 겪기도 한다는 점이다.
재수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수시와 수능 사진 크기가 다른 줄 모르고 있었다가 학원에서 안내를 해줘서 크기가 다른 걸 알게 됐다”며 “사진을 다시 찍어야 하는지 문의했다”고 말했다.
수시 원서 접수 시 수능 규격 파일을 제출하더라도 온라인상에서 자동으로 크기는 변환된다. 그러나 처음 원서를 접수하는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규격 차이 때문에 불이익이 있진 않을지 고민하거나, 자동 변환시 이미지가 마음에 들지 않아 새로 촬영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 첫 수시와 수능을 치른다는 학부모는 “입시를 치른 경험이 있는 학부모가 관련 내용을 알려줘 사진은 두 번 찍지 않았지만 처음 입시를 치르다 보니 뭐든 신중해지고 예민한 상태”라면서 “번거롭게 사진 규격을 달리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수험생들은 적지 않은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수시 원서만 6곳에 접수해도 수십만 원이 들고, 사진 촬영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한 번 촬영에 2만~3만 원이 들어, 추가 지출이 고스란히 수험생과 학부모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수험생은 “학교에서는 따로 수능용 사진을 찍지 않아서 개별적으로 사진관에서 촬영했다”며 “수시 접수 시 크기가 자동 변환되는 줄 모르고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반명함판 사진도 따로 받았는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관계자는 “사진 규격이 다른 것에 대해 대교협 차원에서 규격 통일을 요구하거나 수정할 수 있지 않다”며 “이 문제가 공론화된다면 교육부나 관련 유관부서들과 논의를 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