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르키예 당국이 부패와 간첩 등 다양한 혐의로 기소된 야권 유력 정치인 에크렘 이마모을루(54) 전 이스탄불시장에게 징역 2430년을 구형했다고 국영 TRT하베르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탄불검찰청은 이날 발표에서 이마모을루 전 시장을 포함해 총 402명을 142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마모을루 전 시장은 약 90명 규모의 범죄 조직을 꾸려 뇌물수수, 사기, 공공입찰 조작, 범죄수익 은닉, 개인정보 유출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사건으로 약 1600억 리라(약 5조5392억원)와 2400만 달러(약 351억원)의 재정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이스탄불검찰청은 이마모을루 전 시장이 과거 ‘페툴라르 귈렌 테러조직’(FETO)으로 지목된 세력의 지원을 받았으며, 함께 기소된 주요 피의자 휘세인 귄은 쿠르드노동자당(PKK)과 연계됐다고 보고 있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이마모을루 전 시장이 소속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외즈귀르 칠레크 이스탄불지부장은 엑스(X)에 “검찰의 기소는 명백한 ‘악의적 의도’”라며 정치적 탄압이라고 비난했다.
칠레크 지부장은 튀르키예의 초대 대통령이자 CHP를 이끌었던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사진을 함께 게시하며 “우리는 공화국을 세운 정당”이라고 강조한 뒤 “야당과 선거가 없는 튀르키예를 꿈꾸는 이들에게 말한다, CHP는 국민의 것”이라고 적었다.
이마모을루 전 시장은 지난 3월 체포된 뒤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한 대권 도전자로 거론돼 왔지만 체포 당시 대학 학위가 취소되면서 사실상 출마가 불가능해졌다.
한편 튀르키예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임기 종료(2028년) 전에 조기 대선이 실시되거나 헌법 개정을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집권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마모을루 전 시장에 대한 초대형 구형은 이러한 정치 지형 변화와 맞물려 더욱 큰 파장을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