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치 유튜버이자 정치단체 ‘NHK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당’(NHK당) 대표인 다치바나 다카시(58)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11일 아사히신문 등이 보도했다. 효고현 지사 선거를 앞두고 SNS상에서 특정 정치인을 허위로 중상·비방해 명예훼손한 혐의다. 그의 저격 대상이 된 정치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지에서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허위선동과 확산을 막을 대책 마련 필요성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다치바나 대표는 올 1월 사망한 다케우치 히데아키 효고현 의원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지난 9일 효고현경에 체포돼 다음날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다치바나 대표가 고인 생전인 지난해 12월은 물론 사후인 올 1월19~20일 “체포가 두려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해 상대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인을 향한 공격은 지난해 11월 효고현 지사 보궐선거를 앞두고 시작됐다. 사이토 모토히코 지사가 현청 공무원 및 거래처 상대 ‘갑질 의혹’으로 사퇴해 치러진 선거로, 다케우치 의원은 내부 고발 문서의 진위를 조사하는 현의회 조사특별위원회 위원이었다. 다치바나 대표는 다케우치 의원을 고발 문서 작성 ‘배후’로 지목했고 이후 다케우치 의원을 향한 비판이 잇따랐다.
다치바나 대표는 일본 정치권·언론에서 꾸준히 ‘트러블 메이커’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효고현 지사 선거에 출마한 것은 물론 오사카부 이즈미오쓰시, 효고현 미나미아와지시, 시즈오카현 이토시 등 각지 시장 선거에 출마 의향을 밝혀 정치를 ‘지방 순회 콘서트’처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올 6월 효고현 미키시장 선거 때는 자신을 ‘일본의 트럼프’라고 소개하며 선거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효고현 지사 선거는 다치바나식 정치가 특히 반향을 얻은 순간으로 여겨진다. 그는 선거에 출마해놓고는 “제게 표를 주지 말라”며 사이토 지사 응원전에 나서는 이상 행동을 보였지만 제지받지 않았다. 현행 일본 공직선거법으로는 상대 후보를 지지하고자 출마를 해도 막을 방법이 없다. 거리에 선 다치바나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사이토 지사의 갑질 의혹 등이 ‘가짜 뉴스’라고 비방했다. 다치바나의 주장은 SNS상에서 대거 유포되며 영향력을 발휘했고 사이토 지사의 재선으로 이어졌다.
다치바나의 기행 원인은 분명치 않다. 일부는 조회수가 돈벌이로 이어지는 ‘주목 경제’를 지목한다. 그가 돈벌이에 적극적이었던 선례도 있다. 지난해 7월 도쿄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그는 출마자 절반 가량인 24명을 자신의 당에서 입후보한 뒤 후보 포스터 게시판 자리를 판매했다. 포스터 내용을 특별히 제한하지 않는 법의 빈틈을 악용한 장사였다. 그가 ‘이슈몰이’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기성 정치권이 극단 행동에 힘을 실어준다는 지적도 있다. 중의원·참의원 모두 소수여당이 된 집권 자민당은 최근 NHK당 소속 의원인 사이토 겐이치로 의원과 통일회파를 결성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사이토 의원 개인과 손잡은 것이지 정치단체인 NHK당과 합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부적절한 결속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다치바나가 “법의 허점을 이용해 선거를 갖고 놀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체포 혐의는 허위 정보 유포지만, 의견이 맞지 않는 사람을 비방하고 선거에서 유권자를 선동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파괴에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사설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허위 정보와 비방 확산에 가담했다는 점”이라며 유권자·소비자의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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