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사회와 산업, 문화 전반을 변화시키는 힘입니다. 그리고 그 최전선에 AI가 있습니다”
26일 서울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5 게임과학포럼’에서 김경일 게임과학연구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며, 인공지능(AI)이 열어갈 게임 산업의 미래와 균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막을 올렸음을 알렸다. 게임과학연구원과 구글코리아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AI가 바꾸는 창작, 미래가 묻는 균형’을 주제로 진행됐다.
◇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첫 환영사를 맡은 김경일 게임과학연구원장은 “게임은 지난 수십 년간 끊임없이 사회적 화두가 되어왔다”며 “오늘 포럼은 AI와 게임을 매개로 창작과 균형을 함께 논의할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구글코리아 황성혜 대외협력정책 부사장은 “게임은 이제 단순한 재미를 넘어 교육, 사회적 연결, 경제적 가치를 품은 미래 산업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플레이어 맞춤형 경험을 강화하고 스토리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 게임성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혁신적인 중소기업이 글로벌 무대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구글이 조력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병한 게임문화재단 이사장도 “AI와 창작, 미래, 균형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가 모인 이번 포럼은 게임과 과학의 접점을 새롭게 열 것”이라며 “AI는 인간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결합해 무한히 확장시킬 것이며, 게임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 “AI는 피카소를 못 따라가지만, 인간을 피카소로 만든다”
기조연설에 나선 김경일 원장은 AI가 가진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짚었다. 그는 “체스, 바둑, 퀴즈, 심지어 예술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AI가 인간을 넘어섰지만, 피카소의 창조적 전환만큼은 따라가지 못한다”며 “데이터를 학습해 피카소의 화풍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피카소처럼 돌파구를 열어내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AI는 스스로 피카소가 될 수는 없지만, 오히려 우리 각자를 피카소처럼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며 “게임은 인간이 주체적으로 몰입하고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해 창의성을 확장할 수 있는 무대”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또 “21세기의 진짜 문맹은 배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운 것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며 ‘언러닝(unlearning)’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AI와 게임의 결합은 교육과 노동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이 스스로 세상의 주인공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 “창의성과 균형, 게임이 만들어갈 미래”
김 원장은 기조연설을 마무리하며 프랑스 작가 폴 부르제의 문장을 인용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이번 포럼은 ▲AI와 게임 산업의 변화 ▲글로벌 플랫폼과 한국 게임 ▲게임의 사회·문화적 가치와 정책 방향 등 세 가지 세션으로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기술과 창작, 이용자 경험이 교차하는 접점에서 ‘게임과 기술이 함께 그려야 할 미래’를 다각도로 논의했다.
김 원장은 “AI가 창작의 영역을 확장하는 지금, 기술 중심의 변화 속에서도 사람의 창의성과 산업의 균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포럼이 게임의 본연 가치를 되새기고 한국 게임 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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