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당신이 필요 없다” 오타니에 쏟아진 야유

2025-1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전무후무한 이도류로 활약 중인 오타니 쇼헤이(31·LA다저스)도 모든 관중의 야유를 받는 곳, 토론토의 홈 구장이다.

25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1차전, 토론토가 11-4로 크게 앞서던 9회초 2사 후 오타니가 타석에 섰다. 관중들은 박자 맞춰 박수를 치며 “우린 당신이 필요 없다” “우린 그가 필요 없다”고 반복적으로 외쳤다. 표졍 변화 없이 상대 투수의 공을 고르던 오타니는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추가 득점 없이 경기는 11-4로 끝났다.

토론토 팬들은 약 2년 전까지만 해도 오타니를 가장 많이 원하던 사람들이었다. 2023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온 오타니가 어느 팀에 몸담을 것인지가 당시 MLB의 가장 큰 화두였다. 다저스와 2파전을 벌이던 토론토는 훈련 중이던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고 오타니가 시설을 둘러볼 수 있게 하는 등 정성을 다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라는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대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다저스와 토론토가 월드시리즈에서 만나게 되자 오타니와 토론토의 인연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1차전을 앞두고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우리가 과거 미팅 때 줬던 토론토 모자와 반려견 옷을 돌려달라”며 농담을 던졌다. 오타니도 추후 “선물이니 간직하겠다”고 응수했다.

1차전이 시작되자마자 리드오프 오타니가 타석에 서자 관중석에서는 큰 야유가 쏟아졌다. 볼카운트 스트라이크가 올라갈 때는 크게 환호했고 볼일 때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오타니가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자 크고 긴 환호가 구장을 가득 메웠다. 오타니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삼진을 당했다.

오타니는 토론토에 9점 차로 뒤지던 7회에는 투런 홈런을 쳤다. 개인 첫 월드시리즈 홈런이다. 이후 9회초 2사까지도 11-4로 토론토의 승기가 굳어지자 관중들은 “당신이 필요 없다”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었다.

슈나이더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야유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난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원했을 뿐이다. 또 열정적인 우리 팬들을 좋아한다. (팬심은) 야구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며 “솔직히 오타니는 특별한 선수이지 않나. 오타니가 홈런을 쳤을 때 우리가 큰 점수 차로 이기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뻤다”고 말했다.

토론토 선수들도 말을 아꼈다. 조지 스프링어는 “오타니는 역대 최고의 야구 선수 중 한 명이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지만 우리는 팀으로서의 모습을 오늘 보여줬다. 이게 우리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그런 야유는 전혀 못 들었다. 아웃카운트 3개를 따는 데 집중했을 뿐이다. 팬들은 당연히 항상 우리를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니 클레멘트는 “우리에겐 훌륭한 선수들이 있고 이 선수들은 훌륭한 일을 해냈다. 지금 가진 전력에서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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