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의료원 “국내 최초 생성형AI로 포괄수가제 의무기록지 작성”

2025-03-03

한림대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의료 기록 자동화 시스템을 오는 7월부터 도입한다. 의정갈등, 고령화 등으로 업무가 과다해지는 의료진 부담을 줄여 환자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이민우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신경과 교수(생성형AI 구축 태스크포스 팀장)는 “뇌졸중과 포괄수가제 질환에 사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모델을 만들어 5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며 “7월부터 본 서비스를 시작하고, 2026년까지 다양한 질환에 맞게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림대의료원에서는 연간 90만건의 환자 경과기록지가 작성된다. 한 건 작성당 약 2분만 걸려도 총 180만분이고, 시간으로는 3만시간이다. AI를 활용한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면 의료진은 이 시간에 환자와 진료 및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의료진이 작성하는 경과 기록지는 SOAP(Subjective, Objective, Assessment, Plan) 형식으로 정리된다. 하지만 전공의 부족과 교수진 업무 증가로 기록이 누락되거나 부정확한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림대의료원은 AI 기반 의료 기록 자동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이 교수는 “1년 전부터 산하 병원 관계자들과 60여차례 인터뷰를 진행해 니즈를 파악한 후 프로젝트를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은 병원 전자의무기록(EMR)과 연계돼 AI가 자동으로 환자의 주요 임상 정보를 추출하고 요약해 초안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존에는 의료진이 직접 기록해야 했던 환자의 검사 결과, 간호 기록 등을 AI가 자동 정리하기 때문에 문서 작성 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이 교수는 “현재는 전공의나 교수들이 직접 EMR에서 데이터를 가져와 기록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클릭 한 번으로 AI가 SOAP 형식의 초안을 생성할 것”이라며 “첫 날 작성한 기록을 기반으로 다음날 기록이 자동 업데이트되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적시에 의무기록이 이뤄지고 의료진이 체크하지 못한 부분까지 기록 누락을 방지해 EMR의 전반적인 품질이 높아진다. AI 초안 작성 이후 최종 담당의가 수정사항을 반영하도록 검증 절차를 둘 예정이다.

또 다른 강점은 데이터 정확성 보장이다. AI가 환자의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하고 기록을 보완하기 때문에 기존에 수기로 작성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의료진이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증상이나 간호 기록을 AI가 자동으로 정리해 의료진이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돕는다.

올해는 우선 뇌졸중 환자 및 포괄수가제 질환(맹장염, 담낭염 등 국가 표준 진료지침이 마련된 질환)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EMR 연계성을 고려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환자 데이터 보호와 AI 기술 접목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고, 향후 다른 병원으로 기술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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