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형 당뇨병 약물치료 알고리듬 바뀐다"…2025 당뇨병 진료지침, 환자 중심 '동적 접근법' 제시

2025-03-02

【 청년일보 】 대한당뇨병학회가 오는 5월에 열릴 춘계학술대회 일정에 맞춰 ‘2025 당뇨병 진료지침’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23년 8판 당뇨병 진료지침이 발간된 이후, 새롭게 발표된 최신 연구결과와 국내외 여러 진료지침을 면밀하게 검토해, 의학적 근거에 충실하면서도 국내 의료환경에 최적화된 당뇨병 관리지침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청년일보는 최종한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위원(건국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을 만나 이번에 발표될 진료지침에는 어떤 내용이 바뀌고, 어떤 부분을 눈여겨보면 좋은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2형 당뇨병 약물치료 알고리듬, 환자 중심으로 ‘역동적’ 구성

이번에 공개될 진료지침의 알고리듬은 기존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구성된다.

새로운 알고리듬은 기존의 단순한 치료 강화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동적 접근법을 제시한다.

치료의 주요 3개 축 중 하나로 ‘고혈당 증상(다음, 다뇨, 체중감소 등)을 동반한 심한 고혈당 또는 췌도부전 등에서의 신속한 인슐린 치료 개시’의 중요성을 다룬다.

이를 통해 인슐린이 필요한 당뇨병 환자 중 상당 수가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는 문제의 심각성을 재차 인지시키고, 췌도부전 환자들처럼 인슐린을 빨리 사용해야만 하는 환자들이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인슐린 치료의 중요성을 한층 더 강조한다.

이와 함께 조기 병용요법 등을 통한 빠르고 효과적인 혈당조절 목표 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과 같은 ‘죽상경화심혈관질환(ASCVD)’ ▲심부전(HF) ▲만성신장질환(CKD) 환자 치료 시 SGLT-2억제제 및 GLP-1수용체작용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다룬다.

특히 이번 개정에서는 개방형 알고리듬을 적용해 환자의 특성에 맞춰 여러 치료 옵션을 동시에 선택하거나 상호 변경할 수 있도록 했으며, 체중 감량이 당뇨병 관리에 미치는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체중 조절 효과가 있는 치료 전략 역시 고려하도록 했다.

최종한 교수는 “2010년대부터 2형 당뇨병 약물치료 알고리듬은 진료지침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2형 당뇨병 약물치료 알고리듬은 가장 중요한 진료지침 개정 작업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알고리듬에서는 그간 학회에서 2형 당뇨병 약물치료에 대해 추구해 온 핵심 가치들을 명확하게 보여주면서도 이 요소들이 환자 중심으로 보다 역동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보여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연속혈당측정(CGM), 인슐린 펌프, 디지털 기술의 적극적인 활용

2020년 이후 빠르게 보급되기 시작한 연속혈당 측정을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기기의 활용 역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또 인슐린 펌프와 연속혈당 측정을 접목한 자동인슐린주입(automated insulin delivery, AID) 기기의 중요성 역시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첨단 당뇨병 관리기기의 효과에 대한 의학적 근거들도 충분히 축적되면서 주요 미국당뇨병학회를 포함한 주요 진료지침에서도 핵심 권고사항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이번 대한당뇨병학회 개정 진료지침에서도 관련 권고가 강화된다.

그동안 연속혈당 측정에 있어 2023년에는 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인슐린 요법 시 제한적으로 권고했다면, 2025년 진료지침 개정판에서는 이를 세분화해 다회 인슐린 주사나 인슐린 펌프의 상시적 사용에 대해 일반적 권고로 상향한다.

인슐린 펌프 사용도 연속혈당 측정과 연동된 자동 인슐린 주입기기를 사용 가능한 모든 1형 당뇨병 성인에게 기존 제한적으로 권고하던 것을 일반적 권고로 상향하며, 당뇨병 자기관리에 있어 디지털 기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일반적 권고로 추가했다.

◆ 고혈압 및 소아청소년 당뇨병 치료기준 강화

이번 개정에서는 고혈압과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 치료 목표도 보다 강화된다.

고혈압 관리에 있어서는 기존의 위험군 분류와 관계없이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 목표를 130/80mmHg 미만으로 조정해 보다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기존에는 미국심장학회와 미국당뇨병학회가 이러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으나, 유럽을 포함한 다른 학회들은 이러한 변화에 신중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적극적인 혈압 조절의 이득에 대한 근거가 더욱 축적되면서 보다 강화된 혈압 조절 목표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초기부터 항고혈압제 병용 치료를 시작하는 기준은 160/90mmHg 이상으로 유지한다.

또한,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 환자의 조기 진단과 치료 강화를 위해 선별검사 기준을 체질량지수(BMI) 85백분위 이상으로 명확하게 제시했다.

이어 당화혈색소 조절 목표를 ‘7.0%→6.5%’로 강화했으며, 진단 즉시 약물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해 장기간의 고혈당 부담(glycemic burden)에 대한 위험을 조기에 강력하게 낮추도록 했다.

◆ 근거기반 진료지침(Evidence-based guideline)과 합의 권고(Consensus statement) 발간

이번 개정에서는 기존의 근거기반 진료지침(evidence-based guideline)과 함께, 국내 의료환경에서 즉각적인 활용이 필요한 권고사항을 담은 합의 권고(consensus statement)도 함께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의료 현장에서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임상 질문에 대해 아직 근거기반 진료지침에 담기에는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전문가들의 경험과 국내 의료환경을 반영한 최선의 치료 방향을 시의적절하게 제시하기 위함이다.

또한, 두 버전의 진료지침과 합의 권고 모두 국제적인 접근성을 고려해 영문으로 동시에 출간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개정된 진료지침의 핵심적인 내용들만 요약해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지(Diabetes and Metabolism Journal)에 게재했다면 2024년에 처음으로 기존의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2023년 진료지침 전문을 영문화해 출간했다.

이어 이번에는 진료지침 개정과 동시에 영문화 작업이 진행 중이며, 합의 권고는 영문판으로만 출간될 예정이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