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곧 손도 못 쓸 겁니다” 말기암 환자 웃게한 뜻밖의 말

2025-02-11

새벽녘, 응급실을 통해 유방암 환자가 입원했다. 악성 종양은 유방 조직을 시작으로 곳곳에 전이된 상태였다.

그녀가 응급실을 찾은 건 40도에 다다른 고열 때문이었다.

혈액검사와 CT 검사 결과, 간에 고름이 차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간농양(Liver abscess) 소견이 나왔다. 당분간은 항생제를 투약하며 반응을 지켜봐야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그날도 어김없이 항생제를 투약하려고 침상 옆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팔을 보니 먼저 꽂혀 있던 정맥주사 부위가 약간 불그스름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럴 경우엔 보통 주사를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그녀의 혈관은 주사를 새로 삽입하기 부담스러울 만큼 얇아진 상태였다. 겨우 혈관을 찾아 주사를 삽입하더라도 몇 차례 약물이 주입되고 나면 다시 발적이 생기곤 한다. 이 과정을 이미 수 차례 반복한 그녀는 주사 부위에 늘 예민한 상태였다.

어쨌든 지금의 주사기가 꽂힌 혈관엔 더는 투약할 수 없어 일단 정맥주사를 제거했다. 다시 주사를 삽입해야 한다는 미안한 사실을 알리며 알코올 솜으로 지그시 눌러 지혈을 하던 중이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그녀의 말이 병실 가득 무겁게 가라앉았다. 예측하지 못한 질문에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다행히 잠시 여유가 있어 그녀와 눈높이를 맞춰 앉았다. 그러자 그녀가 말을 이었다.

“퇴원하면 무슨 소용이죠? 열 나면 응급실 오고 또 입원하고 반복되는데.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이 상태로 계속 사는 게 너무 힘드네요.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어요. 다 그만하고 그냥 편하게 살다 갈 순 없는 걸까요. 제가 치료를 포기한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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