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가뭄이 심화되고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문제가 확대되는 가운데, 단순한 금전적 인센티브보다 사회적 영향력과 인식 제고가 물 절약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의사결정 분석(Decision Analysis) 저널에 발표된 연구는 사람들이 물을 보다 현명하게 절약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조지 메이슨 대학교 연구진은 “현금 보상”보다 “사회적 행동 유도”가 지속 가능한 물 절약에 더 강력한 유인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들은 ‘물 절약 인센티브를 설계하기 위한 차등 게임 이론 모델’을 통해, 자원 보존 단체가 비용은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의 핵심은 ‘차등 게임 이론(differential game theory)’이다. 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여러 주체가 전략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상황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이론이다. 기존의 정적인 게임 이론이 한 시점에서의 선택을 다루는 데 반해, 차등 게임 이론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지속적인 결정과 변화하는 자원 상태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이나 에너지처럼 제한된 자원의 관리에 특히 유용하다.
예를 들어 지하수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농가들을 생각해보자. 각 농가는 최대한의 이익을 얻기 위해 물을 끌어올리지만, 이로 인해 전체 수자원이 고갈될 위험이 커진다. 차등 게임 이론을 적용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각 농가의 행동이 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고, 결과적으로 협력을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이론은 실제 정책에도 적용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농업용수 관리에 이 모델을 활용하고 있으며, 중동의 유프라테스·티그리스강 유역 분쟁처럼 국가 간 수자원 분쟁에도 응용되고 있다.
조지 메이슨 대학교의 베남 모메니 연구원은 “이 연구는 물을 보다 스마트하고, 빠르고, 저렴하게 절약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실행 가능한 가이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인센티브를 제공할 최적의 대상과 시점, 방법을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으며, 기존에 하루 이상 걸리던 분석이 수 분 내로 가능하다는 장점도 강조했다.
연구 공동 저자인 시마 모헤비는 “물은 생명이다. 물을 현명하게 사용하지 않는다면 결국 고갈될 것이다. 이 모델은 우리가 너무 늦기 전에 미래를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물 관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확대, 기후 대응, 지속 가능성 증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등 게임 이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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