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계에서 또 하나의 우량 상장사가 주식 시장을 떠난다. 비올이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에 인수돼 지난 18일부터 자진상장폐지 목적 공개매수에 들어갔다. 지난 몇 년간 루트로닉, 제이시스메디칼, 오스템임플란트 등도 같은 방식으로 주식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산업 성장성과 수익성, 해외 확장성 등을 기반으로 사모펀드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다는 점이다.
피부미용 의료기기 산업은 일명 '마르지 않는 샘'이다. 사람들은 예뻐지고 싶어하고, 소셜미디어 확산으로 더욱 강해져 글로벌 피부 미용 시술 횟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또 각국의 규제를 통과한 제품 경쟁력, 의료인 대상 영업망 등도 후발주자 진입을 어렵게 만들며 시장 장악력을 높였다. 보험 수가에서 자유로운 비급여 의료 행위 역시 매력적 요인이다.
향후 산업 전망도 밝다. 주요 피부미용 장비 업체로 꼽히는 클래시스, 비올, 원텍은 해외에서 성장이 기대된다. 장비 판매를 위한 인허가 등 준비도 마쳤다. HIFU, RF, 레이저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미국, 유럽, 브라질, 중국, 일본, 태국 등 다양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장에선 이런 매력적 성장성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사모펀드는 이 유망 기업들을 인수한 뒤 공개매수를 거쳐 상장폐지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공개매수로 주주 지분을 회수하고, 비상장사 전환 후 수익 대부분은 대주주와 사모펀드에 집중된다. 비올도 공개매수가는 전일(5월 17일) 종가 대비 11.6% 프리미엄에 불과했다. 비올은 매출이 매년 30% 넘게 성장해왔는데, 그에 비하면 공개매수가가 낮게 책정됐다는 증권가 평가가 많다.
상장기업들이 비상장사로 전환되며 중소형 우량 종목이 지속적으로 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은 결과적으로 국내 증시의 다양성과 투자 매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제 이처럼 매력적인 시장에 남은 피부미용 의료기기 상장 종목은 클래시스, 원텍 정도 뿐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