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의 신화… '준프로' 오클랜드, '명문' 보카와 1-1

2025-06-25

클럽월드컵 C조 최종전서 슈팅 3-40 열세 극복… 천금의 승점 1 획득

선수 전원 소방관·배관공 등 본업 가져… 중학교 교사가 동점골 주인공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세아니아 대표로 출전한 오클랜드 시티(뉴질랜드)가 세계 최강 클럽들이 총출동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다. 바이에른 뮌헨에 0-10, 벤피카에 0-6으로 졌던 오클랜드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남미 명문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와 기적 같은 무승부를 따내며 대회 역사에 남을 드라마를 써냈다. 26일 도르트문트전을 앞둔 울산HD에도 좋은 귀감이 됐다.

오클랜드는 25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C조 최종전에서 보카와 1-1로 비겼다. 전반 26분 자책골로 끌려갔지만 후반 7분 학교 교사 크리스티안 그레이의 동점골이 터지며 천금 같은 승점 1을 따냈다. 아울러 100만 달러(약 14억 원)의 무승부 수당이라는 짭짤한 수입도 거뒀다.

이날 경기는 슈팅 수 3-40, 점유율 30%-62%라는 일방적인 내용 속에 펼쳐졌다. 하지만 수비수와 골키퍼가 몸을 던져 막아낸 육탄방어는 언더독의 신화를 쓰기에 충분했다. 대회 개막 전만 해도 3전 전패가 유력했던 오클랜드가 전통의 강호 보카와 비긴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의미를 남겼다.

이번 대회 파워랭킹 32위로 최하위에 평가받았던 오클랜드 시티는 전원이 본업을 가진 '준프로' 팀이다. 소방관, 배관공 등으로 구성된 선수들은 퇴근 후 저녁마다 시간을 맞춰 훈련을 소화해왔다. 이날 동점골의 주인공 그레이는 오클랜드의 마운트 로스킬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다.

경기 후 그레이는 "한 달 동안 학교 수업을 비우고 대회에 참가했다. 돌아가서 다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내가 경험한 이 믿을 수 없는 순간들을 학생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보카전 동점골을 넣은 그레이는 연차를 몰아 써서 월드컵에 참가했다"며 "전용기를 타는 세계적 선수들과 달리 오클랜드 선수들은 일과 후 파트타임 훈련만으로 이 대회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FIFA도 공식 채널을 통해 "아마추어 팀 오클랜드가 보카를 충격에 빠트리며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놀라운 결과 중 하나"라며 "오클랜드는 자랑스럽게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조명했다.

psoq133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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