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영 자극한 월마트家 '왕은 없다' 광고…불매운동 조짐
창업주 며느리, 反트럼프 광고 비용 부담…월마트 "관계없다" 선그어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미국 최대의 유통업체인 월마트 창업자 가족이 낸 신문 광고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11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의 며느리인 크리스티 월튼은 지난 8일 뉴욕타임스(NY)에 실린 '노 킹스 데이' 전면 광고의 비용을 댔다.
'노 킹스'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는 의미가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 반대 진영은 오는 14일을 '노 킹스 데이'로 선포하고,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를 조직 중이다.
월튼이 후원한 신문광고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나 특정 정책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다.
다만 "우리는 독재자들의 침략에 맞선다"와 "우리는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한다"는 등 일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 사용되는 문구들이 적시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에선 월튼과 월마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확산했다.
미국 글로벌미디어국(USAGM)의 캐리 레이크 특별고문이 엑스(X·옛 트위터)에 광고를 공유하면서 "당신들은 월마트에서 물건을 사느냐"는 글을 올리자 팔로워들도 호응했다.
한 엑스 사용자는 "월마트 보이콧 운동을 시작할 때가 됐다. 월마트의 상속녀가 미국인과 소비자를 위협하는 혁명을 후원하다니 제정신이 아닌다"라고 비난했다.
공화당 소속인 폴리나 루나(플로리다) 연방 하원의원은 "월마트 왕조가 중국에 대한 관세에 화가 단단히 난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연결하기도 했다.
앞서 월마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탓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탓하지 말라"며 비용 인상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트럼프 진영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월마트는 창업주 가족과 선을 그었다.
월마트는 성명을 통해 "그 광고는 크리스티 월튼 개인이 낸 것으로 월마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월튼은 이사회 멤버도 아니고, 기업의 어떤 의사결정에도 관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좌파 억만장자가 상속 재산 일부를 홍보에 사용했지만 국경보안과 미국 우선 정책을 7천7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선택했다는 현실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국민의 명령을 실행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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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