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이후 소상공인 사업장의 매출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경이나 의류 같은 준내구재 판매가 늘고, 주요 음식점 매출도 지급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신용데이터(KCD)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급을 시작한 7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소상공인 업체 카드 매출액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했다. 이는 KCD가 소상공인 사업장 38만2207곳의 카드 매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강예원 KCD 데이터 총괄은 “소비쿠폰 지급은 대체로 소상공인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된다”며 “특히 유통, 외식, 미용 분야 등 생활 밀착 업종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안경원의 매출 증가율이 전주 대비 56.8%로 가장 높았다. 교체 주기가 오진 않았어도, 언젠가 꼭 해야 할 소비이기에 안경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패션·의류업 매출이 전주 대비 28.4% 늘었다. 면 요리 전문점(25.5%), 외국어학원(24.2%), 피자(23.7%), 초밥·롤 전문점(22.4%), 미용업(21.2%), 스포츠·레저용품(19.9%) 등도 매출액 증가 폭이 컸다.
정부 지원금의 쓰임새가 안경이나 의류 같은 준내구재에 집중되는 건 이전 사례와 비슷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0년 12월 발표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따른 매출액 증대 효과는 준내구재(10.8%포인트)와 필수재(8.0%포인트)에서 크게 나타났다. 지원금 지급 첫 5주 동안 매출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건 약국(30.8%), 가구(19.9%), 안경(18.1%), 마트·슈퍼마켓·생협·식료품(12.3%), 자동차정비(12.1%) 순이었다. 카드 매출 중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액 비중도 안경(18.0%), 세탁소(16.1%), 마트·슈퍼마켓·생협·식료품(11.9%), 패션·잡화(10.9%), 베이커리(10.0%) 등에서 컸다.
차이점도 있다. 2020년과 달리, 이번엔 면 요리 전문점이나 피자집 등 음식점이 매출 증가율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엔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영향으로 식당 같은 대면서비스업의 경우 지원금 지급 전후로 매출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번 소비쿠폰 지급 이후 일주일간 유통업 매출은 12% 늘었으나, 서비스업 매출은 3% 감소했다. KCD 관계자는 “폭염과 7월 말 휴가 기간이 겹치면서 서비스업 매출은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경남(9.4%)∙ 전북(7.5%)∙강원(6.6%)∙충남(5.8%) 순으로 전주 대비 매출 증가율이 높았고, 서울(-4.0%)과 제주(-0.8%)는 매출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