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진의 민감(敏感) 중국어] 무너진 이미지

2025-08-08

“쭝칭허우(宗慶後·1945~2024)의 헝겊 신발(布鞋), 스융신(釋永信·60)의 가사(袈裟).”

최근 중국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유명인의 아이콘이다. 신조어도 나왔다. 아이돌급 스타가 스캔들로 이미지가 망가지는 모습이 마치 건물 철거와 비슷하다며 한자 무너질 탑(塌), 집 방(房)을 붙여 ‘타팡(塌房)’이라고 발음한다.

먼저 소림사 주지의 위선이 벗겨졌다. 지난달 27일 밤 소림사는 의미심장한 글을 발표했다. “소림사 주지 스융신은 형사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프로젝트 자금과 사원의 자산을 유용·침해했다. 불교 계율을 엄중하게 위반하며 오랜 기간 여러 명의 여성과 정당하지 못한 관계를 유지하고 사생아를 키웠다. 현재 여러 부처의 합동 조사를 받고 있으며 관련 사항은 적시에 사회에 발표하겠다.” 홍콩 매체는 스융신이 애인 7명, 자녀 21명, 사찰 직원 6명 등 34명과 상하이 푸둥 공항을 통해 해외로 도피하려다 체포됐다는 세간의 소문까지 보도했다.

중국 관찰자들은 왜·지금·누가 스융신을 체포했냐는 데 주목한다. 스융신의 ‘풀 소유’는 이미 알려진 구문이어서다. 일각에서는 지난 2월 스융신이 대만 수교국인 바티칸의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일이 역린을 건드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왜 반년이 지나서야 체포했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소림사가 있는 허난성의 전직 최고 정치인이 소림사를 비호해 왔으나 그 힘이 다했다는 풀이도 있다. 소림사가 공산당 통일전선부가 지도하는 중국 불교협회의 직접 관리 사찰은 아니지만 허난성이 관리 전권을 갖는다고 볼 수 없기에 정확한 해석은 아니다. 결국 스융신 체포의 진짜 내막은 미스터리로 남을 전망이다.

공개 석상에서는 낡은 헝겊 신발을 신고, 기자를 만날 땐 값싼 서민 음식을 먹던 중국 최고부자이자 애국기업가로 불린 음료업체 와하하 창업자 쭝칭허우도 사후 1년 만에 망가졌다. 딸 쭝푸리(宗馥莉·43)가 법정 유산 다툼에서 미국 시민권자인 혼외 형제자매 3명에게 패소하면서다. 지난 1일 홍콩법원은 쭝푸리에게 홍콩 HSBC은행에 예치된 18억 달러(2조5000억원) 회사 신탁을 인출하지 못하도록 명령하며 혼외자의 상속권을 인정했다.

스융신과 쭝칭허우의 ‘타팡’에 “저출산 해결은 스님과 애국 기업가에게 맡겨야겠다”는 풍자가 인기다. “소용없다. 낳은 아이들이 모두 외국인이니”란 반발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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