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스퀘어의 물류 자회사 FSK L&S가 미국의 ‘배터리 벨트’에 진출,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 운영을 통해 올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
배터리 벨트는 미국 미시간주부터 조지아주를 잇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지대를 말한다. 풀필먼트센터는 주문, 포장, 배송까지 한꺼번에 담당하는 서비스형 물류센터를 뜻한다.
FSK L&S는 SK온과 미국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BOSK, Blueoval SK)의 풀필먼트센터 운영 사업을 수주했다고 17일 밝혔다. 블루오벌SK는 2022년 SK온과 포드가 50%씩 출자해 출범했다.
계약 기간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6년이며, 이후 2034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계약 기간 동안 BOSK 및 밴더사로부터 매년 수백억원대의 신규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한다. FSK L&S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10억원, 64억원이다.
이와 함께 올해 추진 예정인 중국·북미 반도체 낸드 물류 서비스 등 신규 사업을 발판 삼아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큰 폭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FSK L&S는 BOSK 배터리 공장 3곳(켄터키 1, 2공장 및 테네시 공장)의 제조 지원을 위한 풀필먼트센터 운영을 담당한다. 이에 BOSK가 생산하는 배터리의 제조 공정 전후 물류 운영을 책임지게 된다.
예를 들어 공장 근거리에 배터리 원자재를 보관하고 생산 일정에 맞춰 필요한 만큼 공급하며 생산이 완료된 배터리를 보관하거나 검사하는 역할을 맡는다. 배터리 공장의 '전담 매니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든든한 매니저가 있으면 공장은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번 계약은 FSK L&S가 미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지의 핵심 거점인 ‘배터리 벨트’에 최초로 진출해 사업무대를 넓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BOSK가 짓고 있는 테네시(1개) 주 공장, 켄터키(2개) 주 공장 3곳의 생산 규모를 합하면 연 총 127GWh(기가와트아워)다.
이는 105kWh 배터리를 탑재한 포드의 픽업트럭 약 1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켄터키 1, 2공장의 부지는 628만m2로 축구장 약 880개 크기에 달해 미국 최대 규모다.
켄터키 1공장은 연내, 테네시 공장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켄터키 2공장은 미정이다.
FSK L&S가 미국 현지 기업들을 제치고 이번 사업을 수주한 데에는 자체 개발한 디지털 물류 플랫폼 ‘KEROL(케롤)’의 경쟁력이 컸다는 분석이다. 케롤(KEROL)은 물류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글로벌 ICT 물류 플랫폼이다. 재고 확인, 운송 경로 최적화 등 물류 과정을 한 눈에 확인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
풀필먼트센터 운영에 케롤을 접목하면 재고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부품을 최적의 위치에 배치하며 출하 순서를 결정하는 등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효율화해 불필요한 재고를 줄이고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풀필먼트센터의 똑똑한 ‘AI 비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FSK L&S가 외연을 넓혀 수익성을 강화하면서 모회사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 밸류업 성과도 가시화됐다. SK스퀘어는 포트폴리오별 사업 전략 점검을 통해 포트폴리오 수익성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스퀘어는 지난해 말 정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SK온 출신의 구매·물류 전문가인 김용직 대표이사를 FSK L&S의 수장으로 선임했다. 김 대표이사는 FSK L&S를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용직 FSK L&S 대표이사는 “전통적인 물류 서비스를 넘어 데이터와 IT 플랫폼을 활용, 물류의 전 과정을 실시간 통합 관리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고객 중심의 공급망 관리(SCM) 최적화와 함께 물류 비용 절감을 이뤄내는 등 물류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적극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문을 연 FSK L&S는 운송 관리, 창고 관리 등 물류 BPO(아웃소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정밀 장비, 배터리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한다. 통합 물류 플랫폼 케롤(KEROL)을 통해 물류의 전 과정을 추적하고 데이터화해 화주가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