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1일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2022년 선거를 앞두고 출마 예정자 측에 여론조작 수법을 설명하는 정황이 담긴 음성과 녹취록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명씨는 대화에서 “ARS(자동응답시스템) 돌리면 상대편 지지자가 누구인지가 쫘악 뽑아져 나온다”라며 “진짜 돌아가는 날(공식 여론조사) 우리도 조사하면 안 되나? 상대 지지자한테 전화하지? 그럼 글마는 (공식) 전화 받았다고 하겠지. 자기 전화 받았다고 (착각하는데 공식) 전화 받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명씨가 미리 ARS를 돌려 국민의힘 당원들의 지지 성향을 파악한 뒤 공식 여론조사 때 ‘방해 조사’를 실시한 정황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민주당은 미래한국연구소가 국민의힘 책임당원 57만명을 대상으로 3차례 조사를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샘플 1만1000여명과 그외 수만명(지지응답까지 후 중도 이탈)의 지지성향을 파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식 조사날 방해 조사를 실시하면, 전화를 받은 상대 지지자는 조사에 이미 응한 것으로 착각해 공식 조사에는 답을 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명씨가 조작이 드러난 경우에 알리바이를 제시하는 방법도 내놨다고 설명했다. 명씨는 대화에서 “그 왜 전화 합니까?(라고 물으면) ‘아니 우리가 뭐 여론조사 하는데 언론사에서 자체 조사 안됩니까? 우린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 조사한 거 모르는데? 대한항공 비행기 뜬다고 아시아나 비행기 뜨면 안 돼요?’(라고 답변하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명씨가 공식 조사를 대한항공, 방해 조사를 아시아나 비행기에 비유해 설명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명씨는 이번 대화에서 “비행기가 대한항공(공식 여론조사) 타야 되는데 아시아나 탄 놈도 막, 우리한테 받은 놈도 막 다 올려”라며 “개표해버렸는데 이 뭐꼬? 대한항공(에는) 반밖에 안 탔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명씨가 조작을 위한 돈 거래나, 캠프 콜센터 규모를 특정하며 조사를 지시한 정황도 확인된다고 민주당은 밝혔다. 명씨는 대화에서 “나는 결제 잘 해주면 다 가르쳐줄 수 있어요”, “임대 싹 해갖고 싹 세팅 해갖고 XX도 돌려보고” 등의 발언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