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융합 대세’ 속 新 혁신 방법론은?...‘디지털 제조 혁신 데이’ 개막

2025-02-07

‘상생 가치’가 글로벌 제조업에서 조명받고 있다. 자신만의 경쟁력을 강화해 시장 안에서 서로 경합하는 시대에서, 서로 간 기술을 조화롭게 융합해 새로운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이 차세대 성장 모델로 자리매김하는 양상이다. 이는 새로운 기술을 공유·도입하면서도, 각자의 전문 역량 극대화에 집중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생태계 확장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산업 내 협업·파트너십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로드맵은 스마트 제조, 제조 디지털화 등 제조 시스템의 변혁을 앞둔 상황에서 필수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파트너십은 디지털 제조 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각 기업이 직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추적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전문 미디어 그룹 (주)첨단은 국내 대기업 계열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파트너십 세미나 세션을 기획했다. ‘디지털 제조 혁신 데이’는 기업 간 가치사슬(Value Chain) 확대를 목표로, 다양한 시각에서의 ‘협력 생태계 조성’을 강조한다. 행사에는 제조업 관련 다양한 글로벌 업체 관계자가 연사로 참여해, 기술 동향부터 성공 사례, 다양한 시각의 인사이트 등을 제시한다.

디지털 제조 혁신 데이는 지난해 8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이해관계를 대상으로 첫 역사를 시작했다. 2회차는 LG그룹 계열사 관계자를 초청한 바 있다. 이달 6일 열린 ‘제3회 디지털 제조 혁신 데이’는 삼성그룹 계열사 관계자를 초청해 올해 시리즈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슈나이더일렉트릭·지멘스·지브라테크놀로지스·플리어·모두솔루션 등 글로벌 업체 관계자가 발표자로 나서 6개 세션을 진행했다.

손장익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이하 슈나이더) 이사는 발표 세션에서 지속 가능한 스마트 팩토리에 대해 역설했다. 손 이사는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등대공장 네트워크(Global Lighthouse Network 이하 GLN)’를 지속가능성 혁신 모델로 제시했다.

GLN은 수자원 사용량, 폐기물·탄소 배출 등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선정한다. 지속가능성이 확보된 스마트 팩토리를 평가하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비용 감소, 장비 다운타임(Downtime) 최소화, 리드타임 단축, 노동 생산성·유연성·성장성 확보, 수요 증가 대응 등 기존 공장이 내세우는 가치도 평가 기준이다. 때문에 GLN 대상 공장은 지속가능성과 성장 가능성이 한데 확보된 곳으로 인식된다.

해당 커뮤니티는 공장 등대(Factory Lighthouse), 가치사슬 등대(End to End Value Chain Lighthouse), 지속가능성 등대(Sustainability Lighthouse) 등 세 가지 테마로 세분화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9년 첫 등대공장 선정 사례인 포스코를 시작으로, LG전자·아모레퍼시픽·LS일렉트릭·한국수자원공사 등 공장 다섯 곳에 등대공장 표식이 부여됐다.

WEF는 지난달 189개의 공장 등대와 가치사슬 등대를 발표했다. 추가로 지속가능성 등대는 총 25개로 선정됐다. 슈나이더는 프랑스·미국·중국·인도·인도네시아 등 5개 소재 등대공장에 이어, 올해 멕시코 몬트레이(Monterrey), 중국 우시(Wuxi) 등 두 지역 소재 공장이 추가로 등대공장으로 뽑히면서 총 7개 등대공장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단일 업체 최다 보유 기록이다.

손장익 이사는 “슈나이더는 전 세계 44개국에 약 200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7개 공장이 등대공장에 선정된 것을 기념비적인 것”이라며 “이는 에너지 효율 극대화, 에너지 절감, 투자·운영비와 장비 가용성 최적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품질 신뢰성 제고, 안정성 개선, 탄소발자국 감소를 통한 지속가능성 확보 등을 실현한 것이 등대공장 선정 배경”이라고 내세웠다.

슈나이더는 이 과정에 기여한 다양한 부문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보유했다. 생산관리프로그램(MES), 생산 설비 고도화 솔루션, 공장 에너지 관리 프로그램, 예지보전 솔루션, 디지털화 솔루션, 지속가능성 솔루션 등 각종 영역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손 이사는 이렇게 다양한 기술을 보유했음에도, 단독 역량만으로 스마트 팩토리 혁신 실현이 어렵다고 우려했다. 자동화 솔루션 토털 플랫폼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는 슈나이더 기술뿐만 아니라, 자동화 생태계 내 기업·파트너의 기술도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쉽게 말해, 시장 내 자동화 솔루션이 한데 모인 새로운 개념의 솔루션 세계관이다.

에코스트럭처는 빌딩(Building)·데이터센터(Datacenter)·인더스트리(Industry)·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 등 네 가지 분야를 지원한다. 이 중 스마트 팩토리는 인더스트리에 속한다. 손장익 이사는 정보기술(IT)과 운영기술(OT)의 융합 솔루션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점쳤다. 그에 따르면, 이는 투자비(CapEx)와 운영비(OpEx)의 접목으로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돕는다.

슈나이더는 이 같은 IT·OT 융합을 위해 지난 2023년 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아비바(AVEVA)’를 인수했다.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를 통해 생산관리부터 통합 관제 시스템 운영, 실시간 데이터 베이스 구축·운영, 직관적 예지정비·유지보수 등을 지원한다.

끝으로 손장익 이사는 “슈나이더는 기업·파트너 지속가능성 확보·고도화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주제의 컨설팅·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라며 “자체 지속가능성 슬로건 ‘임팩트(IMPACT)’를 통해 2050년까지 전체 가치사슬 내 넷제로(Net Zero) 실현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IT·OT 융합의 중요성은 스마트 팩토리 체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박현 지브라 테크놀로지스 코리아(이하 지브라) 상무는 ‘커넥티드 팩토리(Connected Factory)’를 스마트 팩토리의 다음 세대로 정의했다.3

커넥티드 팩토리는 IT·OT 융합을 토대로, 공장 내 모든 디지털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시스템이다. 박 상무는 스마트 팩토리의 시스템통합(System Integration)이 구축됐다는 전제 하에, 연결성(Connectivity)이 강조된 모델을 커넥티드 팩토리로 내세웠다. 이처럼 IT·OT 융합은 커넥티드 팩토리로 나아가는 기반인 셈이다.

이 같은 커넥티드 팩토리는 제조업이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박현 상무에 따르면 인공지능(AI)·머신러닝(Machine Learning)·블록체인(Blockchain)·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6G 등 관련 차세대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다.

해당 기술은 연결성이 확보된 커넥티드 팩토리 체제에서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한다. 이를 통해 자산 및 재고에 대한 가시성 상승, 공장 이해관계 간 협업 극대화, 투명한 공정 관리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 도달하기까지 제조업의 고질적인 과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제조업은 시스템 특성상 과거부터 물가·인건비·경제지표의 변동에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박 상무는 이러한 버틀넥(Bottelneck)을 극복하기 위해 인건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업무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해결책을 피력했다.

기본적인 인프라·시스템을 공고하게 구축해야 다양한 변수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박현 상무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모바일·웨어러블 등 디지털 기기를 각 작업자에게 공급하고, 업무 만족도와 작업 효율을 극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모든 요소를 갖추는 것이 박 상무가 바라보는 커넥티드 팩토리 실현의 청사진이다.

실제로 지브라는 커넥티드 팩토리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원자재 수급부터 양산품 공급까지 모든 제조 가치사슬 내 모든 데이터를 관장하는 솔루션을 구축했다.

아울러 자사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바코드 솔루션을 비롯해, 다양한 기술 간 통합을 지원한다. 그동안 머신비전·로봇 등 관련 기업을 인수해 역량을 확장해왔다. 더불어 예지보전·유지보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웨어러블 기기 등 현장 작업자를 위한 디지털 기술, 시뮬레이션, 제조 분석 등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와 협업 중이다.

박현 상무는 “현시점 제조 부문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기술은 AI·로보틱스·자동화”라며 “지브라는 여러 파트너와의 연계를 통해 제조 혁신에 기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AI 활용, 노동 유연성 확보, 자동화 기술 투자, 품질 최적화, 공급망 디지털화(Supplychain Digitilization) 등을 제조 혁신 필수요소로 강조했다.

다른 한편, 박세종 지멘스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이하 지멘스) 대표는 디지털 트윈(DT) 솔루션이 제조업 혁신에 기여하는 지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시점 제조 시스템은 생산 준비 일정 단축, 시운전 확장, 최적화·검증, 양산 준비, 생산 등 제조 전주기에 대한 DT 고도화를 노리고 있다”며 “지멘스는 공장 내 장비·설비와 작업자에 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업데이트하고, 이를 공정에 최적화해 제조 혁신에 다다르는 것을 비전으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축, 운영, 관리 등 공장 라이프사이클 내 DT 활용 방안도 함께 소개했다. 지멘스는 각 공장의 목표 설정부터 부지 및 건물 콘센트 정의, 자재 흐름 및 레이아웃 설정, 디지털·자동화 기반 현장 개념 반영 등 DT 환경에서 대략적인 공장 구축 계획을 지원한다.

이어 입지 선정 및 설계, 건축정보모델링(BIM) 기반 건물 설계, 건설·생산 시행, 제조 공정 구현 등 공장 마스터플랜에 필요한 구체적인 기능 또한 제공한다. 박 대표에 따르면, 이 같은 DT 모델은 공장 구축 계획단에서 공수를 절감함과 동시에 높은 정확성을 갖췄다. 아울러 공정단에서는 생산 유연성 향상, 생산성 향상, 생산 능력 확대 등 이점을 도출한다.

지멘스는 공정 과정에서 다양한 변수를 사전에 인지하고, 이에 대한 대응법을 제시하기 위해 가상 시운전 솔루션을 제공한다. OT단의 PLC를 가상화한 소프트웨어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솔루션을 통해 가상 시운전을 구현한다. 이 같은 가상 시운전 포트폴리오는 공장 설비·공정의 가상 PLC를 마련해 다양한 검증 과정을 지원한다.

특히 지멘스 시뮬레이션 플랫폼 ‘플랜트 시뮬레이션(Plant Simulation)’은 기존 공장을 개선하거나, 신공장을 구축할 때 2D 기반의 가상 검증 환경을 공급한다. 최근 인건비 상승과 각종 규제 등을 이유로 공장을 타 지역 및 해외로 이전할 때, 이 과정에서 예측 가능한 상황을 대응하는 데 특화된 기능을 보유했다. 기존 공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변수와 상황을 가상에서 확인 가능하다.

아울러 ‘프로세스 시뮬레이트(Process Simulate)’는 로봇 특화 시뮬레이션 플랫폼이다. 무인운반차(AGV)·자율주행로봇(AMR)에 최적화된 이 시뮬레이션 툴은 공장 데이터와 연동돼 로봇의 최적화된 가동성을 보장한다. 현재 각종 반도체 공정에 도입돼 레퍼런스를 확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디지털 제조 혁신 데이는 플리어·모두솔루션 등 제조 혁신 파트너사 관계자가 나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헬로티 최재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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