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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세가 주춤한 로보어드바이저(RA) 시장에서 퇴직연금 투자일임이 가능해지면서 금융업계는 40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인형퇴직연금(IRP)만으로 한정하면서 시장 규모가 축소됐다.
금융권은 약 2년전부터 RA 퇴직연금 알고리즘을 개발해왔으며, 상반기 첫 서비스 출시가 임박했다. 다만, 시장규모가 작아진만큼 차별화된 알고리즘과 마케팅으로 고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퇴직연금 RA 도입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이 운영하는 RA 테스트베드를 통과해야 한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증권사와 RA 투자일임사가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상태이며,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인 기업들도 5월 내 마무리된다.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받은 증권사와 투자일임사는 모두 17곳이다. 그동안 RA로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제시는 가능했으나 매수·매도 등 일임 서비스는 불가능했다.
금융위원회는 소비자 보호 조치를 이유로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만 한정하고,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은 제외했으며, 1인당 투자 한도를 연 900만원으로 제한해 대규모 자산 운용에 한계가 생겼다.
또한 RA 투자일임사들은 금융사들과 서비스 협의와 금융당국과 수수료 조율 문제가 남아 있어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RA 업계는 빠르면 올해 상반기 내 퇴직연금 RA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지만, 실제 서비스 활성화는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RA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서비스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장”이라며 “RA 업계는 차별화된 알고리즘과 함께 마케팅과 다른 서비스 연동 등으로 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고객 확보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