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리더십①]후계 구도 완성…방산 수출 ‘선봉장’ 한화에어로 이끈다

2025-07-09

한화에어로, 지난해 수출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

김동관 부회장, 수출 확대 전략 펼치며 ‘진두지휘’

2028년까지 방산에만 11조원 투자…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명실상부 후계 1순위 자리를 굳히며 그룹 내 2인자로 자리 잡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화 보유 지분 절반인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하면서, 김동관 부회장은 가장 많은 4.86% 받았다. 김 부회장은 총 9.77%의 지분을 확보했고, 한화에너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분 11.08%까지 총 20.85%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의 핵심 사업인 방산·석유화학·에너지 등을 맡고 있어 경영권 승계 구도가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글로벌 방산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한화오션 인수를 통해 조선·방산 시너지를 꾀하고 있다. 또 태양광 등 에너지 부문에도 선제적으로 투자를 늘리며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각 사업별로 김동관 부회장이 미친 영향력을 살펴보고, ‘포스트 김승연’ 시대를 이끌 후계자로서의 리더십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방산 수출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지난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회사의 성장에는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동관 부회장의 방산 세일즈, 실적은 꾸준히 우상향

9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매출 11조2401억 원, 영업이익 1조731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2.5%, 191.4%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들어서도 순항 중이다. 1분기에만 매출 5조4842억 원, 영업이익 5607억 원을 올렸다. 2분기에도 6조 원 이상의 매출과 약 70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상 최대 실적도 기대된다.

이 같은 실적 성장은 지상 방산 부문에서도 수출이 견인했다. 2022년 5077억 원이었던 방산 수출액은 2023년 1조5056억 원, 2024년 3조6369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1분기는 8240억 원을 수출했는데 일감이 쌓여있는 만큼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방산 수출 중심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있다.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수출 확대 전략을 진두지휘해 왔다. 특히 직접 방산 세일즈에 나서면서 대형 수주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김 부회장의 세일즈는 굵직한 성과로 이어졌다. 폴란드와는 K9 자주포 364문·다연장로켓 천무 290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고, 호주와도 레드백 장갑차 129대 납품 계약을 성사시켰다. 루마니아에도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 운반차 36대를 수출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 확대했다.

일감도 대폭 늘어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지상 방산 부문 수주잔고는 31조3818억 원에 달한다. 올해도 인도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폴란드와도 K9 자주포 차체 공급 계약을 맺으며 수주잔고를 쌓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 2월 UAE를 방문해 현지 방산기업,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나면서 중동 시장 수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 폴란드와도 K9 자주포 300문에 대한 추가 계약이 남아있어 일감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의 공격적인 행보가 방산 수출 급증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며 “유럽과 중동 등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세일즈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수출 기반은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톱10 ‘정조준’…대규모 투자도 단행

김 부회장의 목표는 글로벌 방산기업 톱10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투자도 단행하기로 했다. 방산 부문에만 2028년까지 약 11조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다.

세부적으로 보면 폴란드 등 동유럽 생산 거점 확보 및 사우디 합작공장 설립 등에 6조2700억 원,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에 1조5600억 원, 지상 방산 인프라 구축에 2조2900억 원, 항공 방산 인프라에 9500억 원 등이다.

이러한 투자를 통해 2035년에는 매출 7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비전도 제시했다. 지난해 기준 한화그룹은 글로벌 방산 기업 순위 19위에 올랐다. 김 부회장의 글로벌 생산 체계 강화, 미래기술 선점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면 10위 안에 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회장은 지난 5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에서 “한화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국격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미래 전장환경을 이끌 차별화된 기술력을 토대로 2030년 ‘글로벌 10대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상속‧유상증자 등 기대와 우려 공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월 3조6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는데 투자자와의 사전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과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를 거론하며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규모를 2조3000억 원으로 줄였다가 주가 상승에 힘입어 인해 2조9000억 원 규모로 다시 늘렸다. 한화 측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향후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꼭 필요한 조치였으며, 유상증자 이후로도 주가가 오르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했다고 보고 있다.

유상증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우리사주조합의 청약 미달로 유상증자 청약률 100%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일반공모 청약을 통해 잔여 물량을 모두 소화했다. 대부분 기업들은 유상증자 후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을 겪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상장 후 10% 가까이 주가가 급락했다. 하지만 그간의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들의 신뢰 속에서,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며 우려를 지운 모습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부채비율 감소, 순차입금 의존도 개선, 자본완충력 강화 등의 효과를 본 것과 동시에 투자 강화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기대되지만, 지분 희석과 자금 조달 방식에 대한 우려가 있고 한화오션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면서 재무 부담 지속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김승연 회장이 아직 한화 지분 11.33%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 승계 구도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11.33%의 지분이 누구에게 가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승계 구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가가 3개월 새 3배 가까이 폭등하면서 향후 상속세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은 다소 우려되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으나 김동원 사장이나 김동선 부사장도 본인의 사업 영역에서 최근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경영 승계가 마무리됐다는 의견도 있지만 김승연 회장의 추가적인 지분 정리에 따라 승계 구도에 변화가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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