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의과대학 8곳 중 7곳, 개강일 3월 4일로 확정…고려대는 '미정'
의대, 대체로 1~2월에 개강하지만 의대생 복귀율 저조하자 3월로 미뤄
신입생 "정식 휴학 안 되는 상태이니 일단 수강 신청은 하겠지만 혼란스러워"
교육부 "신입생 반드시 수업 참여…2024·2025학번 동시 교육할 수 있도록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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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요청에도 동맹휴학한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 움직임이 저조한 가운데 대부분 대학에선 계획된 학사 일정에 따라 오는 3월 중 개강을 단행하기로 했다. 다만, 2025학년도 신입생들의 수업 참여조차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일부 대학은 여전히 개강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데일리안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소재 의과대학 8곳 중 7곳은 2025학년도 1학기 개강일을 내달 4일로 확정했다. 개강일을 확정한 7개 대학은 가톨릭대, 서울대, 연세대, 경희대, 중앙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이다.
수업량이 많은 의대 특성상 대체로 1~2월에 개강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의정 갈등이 2025학년도 1학기 개강을 앞둔 상황에서도 해결되지 않으면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기조가 이어지자 대학들이 개강을 3월로 연기한 것이다.
지난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올해 1학기 복학 신청 의대생 자료에 따르면, 40개 의과대학에서 접수한 복학 신청자 규모는 149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의과대학 휴학생 1만8343명과 비교해 8.2% 수준으로 의대생들의 복귀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이에 고려대 등은 의대 개강 일정을 확정 짓지 못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오는 25일까지 휴·복학 신청을 받는다. 휴·복학하는 학생 수가 정해져야 구체적인 학사 일정이 나올 듯하다"며 "수업받는 학생 수에 따라 학사 운영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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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 속에서 의대 25학번 신입생들은 휴학과 수강을 놓고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21일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 '수만휘' 등을 살펴보면 올해 의대 신입생들은 1학기 휴학, 수업 수강 여부 등을 결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지난 1년간 휴학을 선택한 선배들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올해에도 집단 휴학 분위기를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의대 신입생인 A씨는 "당장 다음 주가 수강 신청 기간인데 (휴학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정식으로 휴학 승인이 안 되는 상태이니 일단 수강 신청은 해야 하나 싶다"며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신입생들의 등교 상황은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에도 교육부는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들의 휴학을 엄격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최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의대 총장들과의 회의에서 "2025학년도 신입생은 반드시 수업에 참여하도록 하고 수업 불참 시 학칙에 따라 엄격히 조치해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신입생 휴학을 불허하고 있다.
또 지난 18일에는 "대다수 대학에서 2025학년도 1학기 과목 개설 교원 및 강의실 배정 등을 완료해 2024·2025학번을 동시에 교육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휴학한 의대생들의 복귀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교육부의 강경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의사·의대생 익명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서는 복학한 학생에 대한 명단을 유포하거나 신상 털기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수업 거부 강요, 휴학계 제출 압박, 복귀 의대생 신상 공개, 허위 사실 및 악플 유포 등 11건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