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사태 충격 컸나...4대 은행, 운영리스크 급증

2024-10-21

[FETV=임종현 기자]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운영리스크가 반년 만에 10조원 가까이 급증하며 7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리스크는 내부 통제제도의 미흡, 담당 직원의 실수 및 시스템의 오류 등으로 은행에 직간접으로 손실을 초래할 위험을 말한다.

이중 KB국민은행이 7조원 이상 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적립 등 대외적 요인에 따른 잠재적 위험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운영위험가중자산은 73조8882억원으로 지난해 말(63조2179억원) 보다 16.8%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운영위험가중자산이 21조8444억원으로 지난해 말(14조6844억원) 대비 48.7% 급증했다. 이어 신한은행은 17조5533억원으로 지난해 말(15조9885억원) 보다 9.7% 증가했으며, 하나은행은 17조4042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96억원) 대비 8.7% 늘었다. 우리은행은 17조863억원으로 지난해 말(16조5354억원) 보다 3.3% 증가했다.

운영위험가중자산은 은행의 위험가중자산 중에서 운영 리스크에 기반해 산출된 자산이다.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 가능성, 잘못된 내부 절차, 직원, 시스템 또는 외부 사건 등으로 발생하는 손실 위험을 말한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의 운영위험가중자산이 홀로 급증한 이유로 홍콩 H지수 ELS 관련 충당부채의 대규모 적립과 해당 ELS의 높은 판매량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판매한 홍콩 ELS 규모가 8조원을 웃돌며, 타 시중은행의 1~2조원 판매 규모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이 판매한 만큼 홍콩 ELS 손실에 따른 배상 충당금도 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에 6820억원의 ELS 배상 충당금을 적립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ELS 관련 충당부채를 대규모 적립하며 운영위험가중자산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위험가중자산은 은행의 자산을 유형별로 위험 정도를 감안해 계산한다. 먼저 은행이 보유한 자산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한다. 이어 각 자산에 대해 규제 기관이 정한 위험 가중치를 할당한다. 예를 들어 국채는 위험 가중치가 낮거나 0%일 수 있으며, 높은 위험을 가진 펀드 등은 100% 이상의 가중치를 가질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타 은행보다 운영 리스크가 큰(ELS 등) 자산이 크게 증가하며,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적으로 ELS는 타 상품에 비해 위험 가중치를 더 높게 측정한다”고 말했다.

홍콩 ELS 판매 규모에 따라 운영위험가중자산 증가 폭이 차이가 나기도 했다. 실제로 증가 폭이 가장 낮았던 우리은행의 경우는 홍콩 ELS 판매액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8월 기준 우리은행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은 400억원 남짓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운영위험가중자산 증가 폭이 4대 은행 중 가장 낮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홍콩 ELS를 가장 적게 취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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