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급유 거부 결국 외교 악재로…국방부 내주 '日자위대 음악축제' 참가 취소

2025-11-07

국방부가 이달 13~15일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 자위대 음악축제에 우리 군악대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말 독도 인근에서 비행 훈련을 진행한 것을 문제 삼아 한국군의 곡예(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중간 급유를 거부하면서 불거진 양국 간 갈등이 외교 현안으로 부각하는 분위기다.

7일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5일 일본 측에 우리 군악대의 자위대 음악축제 참가를 취소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일본 측의 중간 급유 거부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어쇼(이달 17일 시작) 참가가 무산되자 상응 조치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으로 보인다.

군이 블랙이글스의 기착 예정일인 5일에 자위대 음악축제 참가 취소를 통보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블랙이글스는 지난 5일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나하(那覇) 기지에 기착해야 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블랙이글스가 지난달 28일 독도 부근 동해 상에서 통상의 훈련을 진행한 것을 이유로 나하 기지의 기착 계획을 중단한다고 통보해왔다.

일본 측의 이런 결정은 지난달 30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에 이뤄졌다. 다만 양 정상은 회담에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뜻을 모으며 급유 거부 사태로 인한 갈등이 표면화하지 않도록 메시지를 관리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블랙이글스의 두바이 에어쇼 참가 무산이 양국 관계에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앞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지난 9월 8일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한국 군악대가 일본 자위대 음악축제에 참가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군악대의 자위대 음악축제 참가는 2007년과 2015년에 이어 세 번째로 10년 만이다. 이번 축제에선 한·미·일 군악대 간 공조를 과시할 예정이었으나 일본 측의 중간 급유 거절로 이 또한 무산됐다. 군 관계자는 이날 이번 사안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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