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율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폴란드가 두 자녀 이상을 양육하는 가정의 개인 소득세를 면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6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지난 8월 발의된 해당 법안에 서명했다. 법안에는 두 명 이상의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생물학적 부모뿐 아니라 위탁 부모까지 개인 소득세를 전액 면제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간 소득이 14만즐로티(한화 약 5464만원) 이하인 가정이 지원 대상이며, 감세 효과는 2026년부터 본격 적용된다. 이번 조치에는 출산율 제고와 동시에 가계 소득을 확대하고 경제 활력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폴란드 대통령실은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폴란드 가정의 월평균 소득이 약 1000즐로티(한화 약 39만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법안은 지난 3월 대선 당시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내세운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소득세 감면 정책을 즉시 도입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폴란드는 그동안 여러 출산 장려 정책을 시행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현재 폴란드의 2024년 출산율은 1.1명으로, 1990년의 1.9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모의 평균 연령 또한 35년 전 23세 미만에서 현재 29세로 높아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 혜택이 상대적으로 고소득층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득세 납부액이 적거나 없는 저소득층은 혜택 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월 7000즐로티(한화 약 273만원)를 버는 가정은 약 395즐로티(한화 약 15만원)의 세금 감면을 받지만, 월 1만2000즐로티(한화 약 468만원) 소득의 가정은 약 913즐로티(한화 약 36만원)까지 절감된다. 연간으로는 최대 1만1000즐로티(한화 약 429만원)의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