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훈풍, 美·中 휴전 소식이 호재
한·미 관세협상 진통 등 복병도 즐비
기업 혁신·성장 없이는 신기루 불과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했다. 어제 코스피는 지난 주말보다 2.57% 상승한 4042.83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70% 가까이 올라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꿈의 지수 5000시대도 머지않았다는 장밋빛 전망이 넘쳐난다. 한국 증시가 전인미답의 4000 고지에 오른 건 반가운 일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번 급등은 대내외 호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시중에 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열풍을 틈타 호황 국면에 접어든 반도체 경기가 ‘불장’(불붙은 장세)에 기름을 부었다. 시가 총액 1위 삼성전자가 처음 10만원을 넘어섰고 SK하이닉스는 50만원대 중반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 1년 휴전 소식과 미 기준금리 인하 흐름까지 투자심리를 부채질했다. 한국 증시가 고질병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복병도 즐비하다. 발등의 불은 한·미 관세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조건을 수용하면 즉시 타결될 것”이라고 압박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대미 투자의 주요 쟁점들이 아직 교착상태”라고 했다. 이번 협상이 결렬될 경우 증시가 급락세로 돌변하고 환율 불안도 심화할 수 있다. 실물경제 역시 나아질 기미가 없다. 수출은 반도체를 빼곤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올해 성장률도 0%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주력산업 역시 중국과 경쟁에서 밀려 뿌리째 흔들린다. 증시에서 최근 4개월 사이 하락종목(1537개)이 상승종목(1104개)을 웃돈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번 급등이 유동성에 기댄 반짝 장세에 그칠지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정의 성과”라고 자화자찬했지만 낙관론에 취할 때가 아니다. 코스피가 4000선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한·미 관세협상의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게 급선무다. 정부는 끝까지 가용 역량을 동원해 국익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해야 할 것이다. 결국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의 거울이고 기업 경쟁력과 실적에 좌우된다.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 정부는 규제 완화로 기업이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경제 체질을 튼튼히 하고 한계에 봉착한 산업의 구조조정과 개혁도 서둘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여당도 기업 혁신과 성장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반기업·반시장 입법을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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