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기업 기린홀딩스(이하 기린HD)가 사장을 비롯해 간부들이 참여하는 회의에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가상 임원을 투입했다. AI를 산업 및 사무에 활용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임원 회의에 도입한 사례가 다른 곳도 아닌, 아날로그 문화가 여전한 일본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기린HD의 경영전략회의에는 지난달부터 AI 가상임원이 참여하고 있다. ‘코어 메이트(CoreMate)’라는 이름의 이 임원은 과거 회의록과 외부 정보까지 학습한 전문가로, 마케팅·법무·생산·재무 등 총 12개의 ‘인격’을 구현해 논점을 제시하고, 정보도 제공한다. 의안에 대해 전문적인 논점이나 의견을 생성하면 컴퓨터 상에서 경영진에게 이를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ESG(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 안건이 논의될 때는 ESG 담당 가상 임원이 돼 “기후변화를 고려한 원료 조달과 물 부족 리스크 대응 방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닛케이는 “이를 통해 경험과 직감에만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신속한 경영 판단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코어 메이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제공하는 AI 모델을 기반으로 기린HD에서 독자 개발했다. 기린의 과거 10년치 이사회와 경영전략회의 의사록을 모두 학습했고, 사내 자료와 시장 조사 데이터 등 외부 최신 정보도 실시간으로 참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