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 반품, 부품 빼고 반품”…업체도 소비자도 피해

2025-06-03

전체 반품액 중 1010억불 사기…13.6% 달해

중고 의류·빈 상자·훼손 제품 등 수법 다양화

새로 구매한 전자제품 핵심 부품 빠져 있기도

소매업계 수익성 악화·재고·운영비 손실 증가

#. 온라인몰에서 한국산 의류를 판매 중인 제인 정 씨. 올해 중고 의류를 반품하는 사기로 20%까지 매출 손실을 입었다. 정 씨는 소비자의 반품 패턴을 분석해 의심스러운 반품을 적발할 계획이다.

#. 홈디포에서 휴대용 진공청소기를 산 라이언 김 씨. 박스 안 제품은 신제품이 아닌 구형 제품이었다. 바로 매장에 가서 영수증을 내밀었지만 30분 실랑이 끝에야 겨우 환불을 받았다.

최근 소매업계가 반품 정책을 악용한 소비자들의 사기 수법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소매업계도 사용한 제품 반품, 다량 구입 후 습관적 반품, 구입 후 크레딧카드회사에 분쟁 신청 등으로 매출과 운영에 영향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와 아마존의 관대한 반품 시스템을 근거로 일부 고객들이 사용한 제품까지도 반품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영규 김스전기 매니저는 “코스트코 등 일부 대형 업체들은 반품 제품을 공급업체에 돌리지만, 대부분의 한인 업소는 그렇지 않다”며 “사용한 제품의 반품이 거부되자 카드사 분쟁으로 결제를 정지시키고, 제품은 회수한 채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고객에 대해서는 블랙리스트로 관리 중”이라고 말했다.

전미소매연맹(NRF)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국내 전체 반품 규모는 7430억 달러로 이 중 약 1010억 달러가 사기로 추정된다. 반품 사기는 단순히 수익성 악화에 그치지 않고 재고 계획과 운영 비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매업체들이 무료 반품, 30~60일 내 반품 가능 등 경쟁력 있는 정책을 내세우면서 소비자 유입은 늘었지만, 동시에 일부 소비자들은 이를 악용하고 반품 사기 수법도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빈 상자를 반품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된 영수증을 사용하거나, 반품 전 전자제품의 주요 부품을 뜯어내는 등 사기 행각이 점점 더 진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수법 중 하나가 ‘워드로빙(wardrobing)’이다. 일회성 사용을 위해 의류를 구매한 뒤 사용한 의류를 다시 반품하는 방식이다. 의류 소매업체들 사이에서 가장 흔한 문제로 외형상 사용 흔적이 없는 한 적발이 쉽지 않다.

또 다른 수법은 ‘빈 상자(empty box)’ 사기다. 소비자가 물건을 받았을 때 제품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빈 상자를 반품하는 방식이다. 반품 물품을 무게 측정하지 않고 환불 처리하는 업체들은 이러한 사기를 뒤늦게야 인지하게 된다. 전자제품 관련 사기 수법으로는 ‘브릭킹(bricking)이 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내부 주요 부품이 제거된 채 반품되어, 이를 다시 판매할 경우 무용지물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기는 특히 온라인 쇼핑 증가로 늘어나고 있으며 결국은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을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정보 및 투자 리서치 회사인 CFRA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 아룬 순다람 부사장은 “전자상거래의 성장과 함께 유연한 반품 정책이 퍼지며 사기도 늘고 있다”며 “고객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사기를 막는 균형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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