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1판에 5000원도 안 하는 ‘이곳’은 어디? [비쌀 이유 없잖아요]

2025-04-06

고물가 시대 식자재마트 인기

일반 고객 회원 늘어

팍팍한 살림, 힘드시죠. 얇은 지갑이 걱정이시라고요. 그래서 대신 찾아봤습니다. 가성비 좋은 맛집, 제품을 소개하는 ‘비쌀 이유 없잖아요!’

지난달 30일 오후 5시쯤 식자재왕 도매마트 서울 마포점. 휴일을 맞아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날 고객들이 장바구니에 가장 많이 담은 상품 중 하나는 계란이었다. 요즘 미국에서 ‘금계란’으로 불리는 계란 한 판(30구) 가격은 4980원, 두 판을 사도 1만원이 안됐다.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계란 품귀 현상을 빚는 미국과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도 최근 계란 가격이 뛰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일(25일) 기준 계란 소매가격은 특란 한 판(30구)에 전국 평균 6554원으로 전년(6098원)에 비해 7.5% 올랐다. 평년(6344원) 대비로는 3.3% 높은 수준이다.

채소 코너도 ‘가성비’ 좋은 상품을 찾는 고객들의 줄이 끊이질 않았다. 이파리 색깔이 파릇한 ‘봄동’ 100g이 ‘오늘만 특가’ 가격으로 99원에 판매되자 마자 순식간에 동이 났다. 기존 판매가 1290원인 ‘애느타리 버섯(200g)’도 ‘오늘만 특가’ 가격으로 490원에 내놓자 곧 품절됐다.

유통기간이 임박한 상품은 ‘반값’에 선보였다. 개당 1990원인 동원 맛살은 990원에, 1만7900원인 바베큐 조미 오징어는 9900원에 각각 판매했다. 이른바 ‘임박 상품’은 지나치는 고객들이 없을 정도로 인기 코너다.

30대 주부 이모씨는 “대용량으로 구매해서 쟁여놓고 먹으면 훨씬 가성비가 있다”면서 “라면이나 냉동육 같은 소비기한이 긴 제품을 주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60대 주부 박모씨도 “(이 곳은) 1주일에 한 번 할인 행사를 하는데 그때를 노리면 더 저렴하다”고 귀띔했다.

식자재왕 도매마트는 B2B 식자재 전문 기업인 푸디스트의 자사 마트로 전국에 12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른 식자재마트 상황도 마찬가지다. 경기 고양시 하나로마트 삼송점 식자재전문매장에서는 봄을 맞아 딸기를 ‘반값’에 판매했다. 1kg당 4980원으로 개당 498원이다. 이 외에도 한우 1등급 등심이 100g 당 7980원, 오이 1봉(5개)이 4780원 등을 ‘반값’에 내놓았다.

푸디스트 관계자는 “식자재왕 도매마트 12개 직영점의 고객 회원이 2021년 25만명에서 2025년(2월 기준)에는 약 41만명으로 62%가 증가했다”면서 “고물가에 가성비 좋은 대용량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덕분이다”고 말했다.

국내 식자재마트가 성장 가도를 달리는 이유는 뭘까.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제정으로 대형마트는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일요일 두 차례 의무휴업 해야 하고 심야 영업을 제한 받는다.

하지만 식자재 마트는 준대규모 점포에 가깝지만 매장 면적이 3000㎡보다 작고 기업형 수퍼마켓(SSM)이 아니라는 이유로 24시간 영업할 수 있다. 월 2회 의무 휴업 없이 ‘연중 무휴’로도 운영 가능하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2020년 기준 국내 식자재마트 사업체 수는 총 1803개로 2014년 대비 74% 증가했다”며 “이는 근거리 쇼핑채널이 각광받으면서 식자재마트와 편의점으로 고객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대기업들도 식자재 마트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원재료의 수급·생산, 가공식품 제조를 넘어 유통·판매·단체 급식까지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마련할 수 있어서다.

올해 식품기업 사조그룹은 식자재왕 마트를 운영하는 푸디스트를 2500억원에 인수했다. SPC는 자회사 SPC GFS를 통해 ‘몬즈컴퍼니’를 흡수 합병했다.

SPC GFS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각 플랫폼의 유통 사업 역량을 기반으로 B2B 비즈니스 구조를 다변화해 미래 사업을 끌어가는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연 기자 ysy@segye.com,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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