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출신 김영권, 박지수 등이 뛰었고 이장수 감독이 지도했던 중국 명문 광저우FC가 해체됐다. 광저우는 중국축구협회가 발표한 2025시즌 프로축구 클럽 라이선스 명단에서 탈락한 뒤 해체했다.
중국축구협회는 6일 광저우와 창저우 라이온스, 후난 샹타오 등 3개 클럽이 프로리그 진출 자격을 얻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이들 클럽이 임금 체불, 체무, 부실한 경영 등의 이유로 라이선스를 불허했다. 중국 포털 넷이즈는 7일 “이후 3개팀 모두 해체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특히 과거 광저우 헝다로 중국 슈퍼리그를 제패했던 광저우FC의 해체에 중국 축구계와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광저우는 2010년대에만 엄청난 투자를 펼치며 우승을 8번이나 차지한 리그 최고의 명가로 꼽혔다. 그러나 부동산 재벌이었던 모그룹 헝다가 파산하면서 구단은 급작스레 몰락하기 시작했다. 부채에 허덕이면서 특급 선수들이 줄줄이 떠나 팀 전력이 약화됐고, 2023년 갑급(2부)리그로 강등됐다. 광저우FC는 2024시즌 한때 승격권에 도달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결국 슈퍼리그 복귀가 좌절됐으며 이번엔 프로 클럽 자격 획득에 실패한 끝에 해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광저우는 파울리뉴, 안데르송 탈리스카, 잭슨 마르티네스, 김영권 등 유명 선수가 뛰었던 팀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2회나 우승하며 아시아에서도 단숨에 최고 클럽으로 자리잡았으나 불과 몇년 만에 초라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문제는 광저우 해체로 사태가 일단락 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넷이즈는 “광저우의 해체는 중국 축구의 어려운 생활 환경의 축소판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1994년부터 프로화가 시작된 슈퍼리그에는 지난 31년간 3부리까지 93팀의 챔피언을 배출했다. 중복 팀을 제외하면 64개팀이 우승을 이뤘는데, 현재까지 남아있는 클럽은 19개에 불과하다. 우승팀 71%가 사라지고 없어진 것이다. 최용수 전 감독이 이끌었던 장쑤 쑤닝, 다롄 완다, 다롄 스더 등도 앞서 해체됐다.
넷이즈는 앞으로도 ‘제2의 광저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기반이 부실한 중국 프로축구의 현실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