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국내 1위 도메인 기업 후이즈를 가비아에 매각한 것을 놓고, 투자금 전액을 날리게 된 후이즈 소액 주주들이 집단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3일 ICT 업계에 따르면, 비상장사인 후이즈에 투자했던 소액 주주들은 한국투자파트너스에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법무법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1500여명에 이르는 후이즈 소액 주주 중 상당수가 소송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이즈 소액 주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투자금과 지분 가치가 휴지조각이 됐기 때문이다.
애초 이들은 후이즈의 캐쉬카우인 도메인·E-비즈·EC클라우드 사업 장래성을 보고 20년 안팎 장기 투자했다.
하지만 한투파트너스가 후이즈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들 우량 사업을 한데 모아 물적분할해서 '후이즈'를 신설하고, 나머지 비우량 사업과 소액 주주 지분을 존속법인인 넥스트솔루션에 떠넘겼다는 것이 소액 주주 측 주장이다.
이후 한투파트너스는 후이즈 지분을 보유한 넥스트솔루션에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하는 방법 등으로 후이즈 지분 100%를 확보했고, 지난해 12월 20일 약 200억원에 가비아에 매각했다.
다른 소액 주주는 “물적분할 당시 회사 경영진은 수익성을 높이고, 종국에는 기업공개(IPO)를 진행해서 이익을 안기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오히려 투자금 전액을 날리고, 기존 최대주주의 배만 불리는 데 쓰였다”라고 말했다.
소액 주주들은 매각 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상법을 위배해서 매각 과정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에 근거한 기업 결합 심사도 이번 논란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직 가비아와 후이즈 합병을 위한 기업 결합 심사 신청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법은 기업 결합으로 인해 시장에서 지배력이 상당히 강화되는 경우에 기업 결합 신고를 하도록 규정한다. 도메인 업계는 가비아가 후이즈를 합병하면 국내 도메인 등록 시장에서 과반 이상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본다.
공정위 관계자는 “양사 합병과 관련해서 아직 심사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기업 결합 심사) 요건에 해당할 경우에는 공정위에 신고하게 돼 있고, 최종적인 인수합병은 공정위 승인 없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관계자는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후이즈의 물적분할에 관여하지 않았고, 물적분할이 된 이후 후이즈에 투자했다”면서 “넥스트솔루션 소액 주주들과 관계가 없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액 주주 측은 한투파트너스 측이 후이즈에 자금 투자할 때 전제 조건이 물적분할이었기 때문에 넥스트솔루션 소액 주주들과 관계가 없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