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억만장자 수가 지난 3년간 3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증시 하락 등이 이어지면서 중국 ‘슈퍼리치’ 재산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후룬연구소가 집계한 올해 억만장자(미 달러화 기준) 수는 753명이다. 이는 1185명에 이르렀던 2021년과 비교하면 36.5%나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10% 빠진 것보다 억만장자 수는 더 많이 줄었다.
이는 중국이 심각한 경제 침체에 빠지면서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후룬연구소 소장인 루퍼트 후게워프는 “중국 경제와 증시가 어려운 한 해를 보내면서 억만장자가 3년 연속 줄었다”면서 “이는 전례 없던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집계된 재산 추정치는 8월 말을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최근 중국 증시 반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중국 부호들의 재산 순위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숏폼’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를 창업한 장이밍이 처음으로 중국 부호 1위에 등극했다. 그의 재산은 493억 달러(약 68조 2100억 원)로 추정돼 지난 3년 간 중국 부자 1위에 올랐던 농부산천의 창업자 중산산을 2위로 밀어냈다. 중국의 ‘생수왕’으로 불리는 중산산의 재산은 479억 달러 수준으로 조사됐다. 올해 회사가 친일 논란에 휩싸이면서 회사 주가가 급락한 탓에 그의 재산도 쪼그라들었다는 해석이 많다.
이 밖에도 3위에는 중국 ‘국민앱’ 위챗의 모회사 텐센트를 창업한 마화텅(444억 달러)이 이름을 올렸고 4위는 테무의 모기업 핀둬둬 창업자 황정(345억 달러)로 집계됐다. FT는 “부동산 시장의 붕괴로 그간 부자 명단의 상위권을 차지하던 개발업자들이 몰락했다”며 “전자상거래 억만장자들은 한동안 정부 규제로 타격을 받았지만 회복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