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평화구상안’ 러시아 G8 복귀에 유럽 동의…“글로벌 경제에 점진적 통합”

2025-11-24

유럽이 러시아를 주요 8개국(G8) 체제에 복귀시키자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평화구상안에 동의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프랑스·독일 등 주요 3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작성한 초안 28개항을 고친 유럽 수정안을 마련했다.

유럽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일부 이양과 군 병력 감축 등은 반대했지만 평화협상이 체결될 경우 러시아를 G8에 다시 초대한다는 13항은 인정했다. 유럽안엔 당초 미국 측 원문인 “러시아는 글로벌 경제에 재통합될 것”이라는 문항에 ‘점진적으로’라는 문구만 추가됐다. 13항의 부속 조항인 “러시아는 G8에 다시 초대될 예정”, “제재 완화는 단계적으로, 사례별로 논의되고 합의될 것”은 동일하다.

G8은 미국 중심의 선진국 모임이다. 1973년 제1차 오일쇼크(석유위기) 당시 대책 마련을 위해 미국·영국·프랑스·서독·일본 등 5개국이 모인 것이 시작이다. 1975년 이탈리아가 회원국으로 추가됐고, 1976년 캐나다까지 합류했다. G7은 1997년 러시아를 받아들이면서 G8로 확대됐다. 그러나 러시아가 2014년 3월 크림반도를 강제병합하자 러시아를 퇴출시키고 G7 체제로 운영 중이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의 G8 복귀를 반대하지 않은 것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서방 중심의 국제 질서를 유지하려는 의도에서다. 중국은 비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를 주도하며 반서방 연대의 맹주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 입장에선 G8에 재가입해 서방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면 국제 사회에서 정상국가의 지위를 회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2022년 3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세계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아온 상황에서 종전을 명분으로 제재가 완화되면 숨통이 트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제외한 G7 회원국 가운데 러시아를 재가입시키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럽안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러시아에 양보하고, 우크라이나 절반으로 축소한다는 미국 측 원안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럽안은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을 전부 넘기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전투가 이뤄지는 ‘실제 전선’을 기준으로 영토 협상을 시작하도록 했다. 또 우크라이나 정규균 병력을 60만명으로 제한해 절반 가까이 줄이도록 한 조항은 ‘평시 기준 80만명’으로 상향할 것을 제안했다.

이밖에 서방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활용 방식도 수정했다. 당초 미국은 이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투입해 미국이 수익의 50%를 가져간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유럽안은 “이 자산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가한 피해를 보상할 때까지 동결 유지된다”고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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