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발(發)’ 다자주의 위기 속에 22~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자유무역 강화 등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1세션 발언에서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해서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내년 아프리카에서 개최되는 WTO 각료회의의 성공을 위해서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제 등에 불만을 표출하며 불참하면서 글로벌 다자주의 협력의 위기 가운데서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신할 정부 대표도 보내지 않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미·중·러 정상이 모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건 처음이다. CNN은 “분열된 세계에서 G20과 같은 다자기구를 통한 합의 도출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의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 발언은 한·미 관세협상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마무리(지난 14일)한 지 일주일여 만에 나왔다. 관세협상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상호관세를 25%로 올리며 ‘예측 불가능한 무역 환경’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2세션 발언에서도 기후위기 공동 대응 등 다자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는 기후 위기 대응 노력을 지속해서 강화해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여정에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위기 주장을 “사기”라고 보는 트럼프는 이번 G20 의제로 기후위기가 오르는 것에 반대했었다.
23일 3세션에선 “모든 인류가 인공지능(AI) 혜택을 고루 향유하는 ‘글로벌 AI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국제사회와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광물 보유국과 수요국이 혜택을 공유하는 안정적이고 호혜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22일엔 믹타(MIKTA) 회원국 정상·대표와 회동했다. 믹타는 한국·멕시코·인도네시아·튀르키예·호주로 구성된 중견국 협의체다. 회동 이후 회원국은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증진, 민주주의, 국제법 준수에 대한 믹타의 공동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0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한 브리핑에서 “우리는 어떠한 여건 하에서도 다자 외교 무대에서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무역 원활화, 무역 기회 창출에 참여하려고 하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G20 정상선언문은 22일 채택됐다. 보통 둘째 날 회의를 마무리하며 정상선언문이 채택되지만, 이번엔 의장국 남아공 주도로 이례적으로 첫날 바로 채택됐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1세션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압도적인 합의와 동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최종적으로 미국은 정상선언문에 동의하지 않았고, 한국은 채택에 동의했다.

정상들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공동의 도전에 다함께 대처하기 위한 다자 협력에 대한 믿음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또 “WTO 규범에 부합하는 개방적이고 비차별적인 무역 정책”에 대한 의지도 담았다. 선언문 마지막엔 “2027년 영국, 2028년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는 문구를 넣어 2028년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를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3세션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G20은 미국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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