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치보는 저커버그, 공화당원 대관 임원 전진 배치

메타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백악관 출신 인사를 ‘대관’ 담당인 글로벌 정책 책임자에 임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관계 개선을 위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친 공화당 행보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2일(현지 시간) 메타는 글로벌정책책임자이던 닉 클레그가 사임함에 따라 조엘 카플란 공공정책 부사장을 승진 발령한다고 밝혔다. 클레그는 영국인으로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에서 부총리 겸 추밀원 의장을 지낸 바 있다.

새로 글로벌정책책임자를 맡게 된 카플란은 부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01~2003년 대통령 정책 특별보좌관을, 2006~2009년에는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을 지낸 공화당원이다. 카플란은 트럼프 1기 재임 당시에도 정부와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 트럼프 재선 후에는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카플란이 맡아왔던 공공정책 부사장직에도 친 공화당 인사인 케빈 마틴이 자리잡았다. 마틴은 부시 정권에서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메타는 공화당 인사를 전면에 배치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당시 메타와 페이스북이 친 민주당 여론을 조성했다며 저커버그를 감옥에 넣겠다고 발언한 적도 있다. 메타는 미 의사당 폭동 사건 이후 페이스북에서 트럼프 계정을 차단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지난 대선 캠페인 도중 페이스북 계정을 재활성화시켰고, 트럼프 암살 시도가 벌어진 이후에는 저커버그가 위문 전화를 걸며 화해의 손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당선 이후인 지난해 추수감사절에는 저커버그가 플로리다 마러라고 트럼프 자택을 찾아 만찬을 나누기도 했다. 테크크런치는 “메타가 공화당원을 정책팀 수장에 임명해 새 행정부에서 보수파와 더 긴밀히 협력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