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와 KT는 지난달 트레이드를 통해 각각 타선 가뭄과 좌완 가뭄을 일시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 거래가 끝까지 ‘윈윈’이 될 수 있을지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후반기의 경과를 살펴봐야 한다.
양 팀은 지난달 25일 2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LG의 좌완 불펜 임준형, KT의 내야수 천성호와 포수 김준태가 각각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주전 야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타선이 약해진 LG가 먼저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좌완 불펜이 부족했던 KT는 제안을 수락했다.
트레이드 후 10경기를 치렀다. 효과가 더 극명하게 드러나는 쪽은 LG다. 천성호는 트레이드 직전까지 2군에서 훈련하다가 LG로 팀을 옮긴 뒤 곧바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타율이 0.231로 높지 않지만 최근 삼성과의 3연전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침체한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천성호는 지난 6일 삼성전에서는 결승 2루타를 터트리며 팀의 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지환의 홈런으로 1-1 동점이 된 5회초 2사 1루, 아리엘 후라도의 변화구를 타격해 장타를 만들었다. 역전 주자인 신민재가 1루에서 홈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천성호는 LG의 4연패를 끊은 일등 공신이 됐다.
천성호의 합류로 LG 내야에도 숨통이 트였다. 무릎 통증을 안고 3루 수비를 보던 문보경의 체력 안배가 가능해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향후 천성호를 신민재 대신 2루에 투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좌완이 귀한 KT에서 임준형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적응해 가고 있다. KT 전용주가 지난달 28일 급성 충수염 수술을 받으면서 임준형은 팀의 유일한 좌완 불펜 투수가 됐다.
임준형은 KT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롯데와의 경기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좌타자 김동혁을 상대로 볼넷을 연발하며 흔들렸다. 그러나 지난 1일 키움전에서는 땅볼과 병살타를 유도해 키움 타선을 잘 틀어막았다. 5일 두산전에서도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냈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6일 임준형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 감독은 임준형에 대해 “아직은 수정할 부분이 많은 선수”라며 “장점이 있어서 데려온 선수인 만큼 팀에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임준형은 아직 부족하지만 KT로서는 투자 가치가 있는 ‘좌완 보험’이다. 8일 현재 KT 1군 엔트리에는 좌완 투수가 아무도 없다. 올스타 브레이크 후 전용주가 회복을 마치고 임준형이 투구력을 보완해 돌아오면 KT 마운드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진짜 승부는 후반기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