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끄다가도 피하게 되는 안현민, 선구안까지 갖추니 OPS 수직상승

2025-07-07

6할대 장타율을 보유한 3할 타자. 안현민(22·KT)은 현시점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타자다. 방망이에 맞으면 안타, 힘이 실리면 홈런이다.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피하고 변화구를 던지자 안현민은 공을 가만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잔뜩 힘을 실어도, 힘을 빼도 출루한다. KT의 ‘괴물 타자’가 무서운 이유다.

안현민은 7일까지 57경기에서 타율 0.347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 0.639로 총 52타점을 올렸다. 5월부터 주전으로 뛰기 시작했음에도 무서운 기세로 타점을 추가하고 있다. 개막부터 쭉 주전으로 뛴 키움 송성문(88경기 50타점), 삼성 구자욱(84경기 53타점)과 맞먹는 기록이다. 안현민의 타격감은 무더위에도 꺾이지 않는다. 그는 7월 6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치며 타율 0.474를 찍었다.

안현민을 상대하는 투수들은 장타를 맞을 확률이 높은 정면 승부를 피하고 변화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안현민에게 들어오는 공의 40.9%가 볼이다.

안현민의 타격감이 궤도에 오른 6월부터는 견제가 더 심해졌다. 볼의 비율이 42.8%에 달한다. 6월부터 28경기를 치르는 동안 안현민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25개)을 골라냈다. 지난달 21일 NC전에서는 5타석 중 4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주자를 누상에 내보낸 뒤 마주치는 안현민은 투수에게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지난 6일 KT-두산전, 두산이 8-6으로 앞선 9회초 소방수 김택연이 마운드에 올랐다. 아웃카운트 2개를 가볍게 잡은 김택연이 김민혁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자 두산 더그아웃은 비상 상황이 됐다. 다음 타자가 안현민이었기 때문이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직접 그라운드로 올라와 투수와 야수진을 불러모았다. 마운드 미팅 후 김택연은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졌다. 이전 타석을 상대로 존에 걸치는 강한 직구로 삼진을 잡아낸 것과는 상이한 모습이었다. 결국 안현민은 김택연의 공 5개를 모두 지켜본 뒤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2사 1·3루를 만든 김택연은 1점을 더 잃은 후에야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투수의 정면 승부에는 장타로 맞서고 볼을 던지면 참는다. 안현민은 “투수들이 승부 안 해줘도 꾹꾹 참아라”라는 이강철 KT 감독의 충고를 완벽하게 습득해 선구안이라는 무기까지 장착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096까지 치솟았다. 안현민은 점차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타자가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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