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두 개 풀어헤친 ‘상남자’ 가라비토, 삼성의 신형 엔진

2025-07-07

대니 레예스의 대체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헤이손 가라비토가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수준급 투구 실력을 뽐내며 하반기를 이끌 신형 엔진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삼성 유니폼을 입은 가라비토는 이후 두 번의 선발 등판을 준수하게 마무리하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5이닝 1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 2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도 5이닝 동안 7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최고 시속 155㎞까지 찍은 강속구를 앞세워 두 경기 연속 상대 타자들을 줄줄이 돌려세웠다.

실력만큼이나 캐릭터도 톡톡 튄다. 트레이드마크는 상의 절반 정도를 풀어헤친 유니폼이다. 단추 2개를 풀어 탄탄한 가슴 근육을 살짝살짝 드러내며 볼을 던진다. 이는 지난 2018년 이후 가라비토가 꾸준히 지켜가는 투구 루틴 중 하나다. 투구 시 옷깃이 걸릴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단추를 모두 잠그는 여느 투수들과 달리 상의를 시원하게 오픈했다.

메이저리그 야구 규칙에는 ‘모든 유니폼은 깔끔하게 착용되어야 하며, 셔츠는 바지 안에 단정히 넣어야 한다(The uniform shall be worn as intended: the shirt shall be tucked into the pants)’는 규정이 있다. KBO리그 또한 동일하다. 통상적으로 상의는 바지 밖으로 나오지 않는 한 이렇다 할 규제를 받지 않는다. 단추 한두 개를 풀고 뛰는 게 ‘깔끔한 착용’에 저해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가라비토의 ‘상남자 스타일’ 투구 루틴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야성미나 강인함을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우리 팀에는 온순한 선수들이 많다. 그런(야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필요하다. 좋은 선발 투수를 데리고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라비토는) 타자를 압박할 수 있는 구위를 가진 선수”라면서 “처음엔 제구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말끔히 씻어냈다. 아리엘 후라도와 함께 선발진에서 원투펀치를 구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올 시즌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엘롯기삼한(LG-롯데-KIA-삼성-한화)’ 5총사 중 유일하게 선두권 밖에서 경쟁하는 팀이다. 하지만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현재 7위에 머물고 있지만 가을야구의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와의 격차는 반 게임에 불과하다.

언제든지 상위권 도약이 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지난 5일 LG와의 홈 경기에 2만4000여 명의 팬들이 입장해 올 시즌 10개 구단 중 최초로 시즌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45경기에 102만2094명의 관중이 입장해 평균 관중 2만2713명을 기록 중이다.

창단 이후 최고의 흥행 흐름을 앞세워 올 시즌 140만 관중을 목표로 도전 중인 삼성에게 가라비토는 경기력과 관심도를 함께 끌어올릴 카드로 기대를 모은다. 다음 등판은 8일 창원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자 KBO리그 마수걸이 승리에 도전하는 중요한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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