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트홀 매표소 앞에서 시작된 긴 줄은 건물을 넘어 인도까지 이어졌다. 이날 문을 연 ‘DDP디자인페어’에 입장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내부에 설치된 ‘29APT(29아파트)’ 역시 인파가 몰리며 붐볐다. 알록달록한 수건·샤워가운·가구·식기·커트러리 등을 전시한 브랜드 부스엔 각종 상품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여성 패션 플랫폼 29CM가 이달 19일까지 5일간 서울디자인재단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홈·라이프스타일 전시회 ‘DDP디자인페어’를 공동 개최한다.
29CM는 홈·리빙 상품에 대한 국내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2010년 10조원 규모에서 2023년 20조원까지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 온라인 쇼핑 데이터에 따르면 작년 홈 브랜드 관련 거래액 역시 2021년 대비 30% 뛰었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매출이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29CM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홈 브랜드 시장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 중”이라며 “기존까지 29CM가 잘 해왔던 여성 패션 브랜드 큐레이션을 경쟁력으로 삼아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키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29CM는 작년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이구홈’이라 정의하고 확장해왔다. 올해 6월에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성수’를, 8월에는 키즈 편집숍 ‘이구키즈 성수’를 잇달아 선보이며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에 이구홈 입점사 2000여곳 중 올해 1~9월 누적 거래액이 10억 원을 돌파한 국내 브랜드 수는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29CM가 공동 주최한 ‘DDP디자인페어’는 서울의 대표 주거 형태인 아파트에서 영감을 얻어 ‘29APT’라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약 10m 높이의 전시 공간을 하나의 아파트로 설정하고 서로 다른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4가지 취향의 집을 선보인 점이 특징이다.

이외 전시 공간은 크게 △29CM 브랜드관 △브랜드 부스 △DDP디자인페어 주제관 △쉼터(F&B) 등 4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각 브랜드 부스는 29CM가 정의한 4가지 라이프스타일 페르소나를 중심으로 기획됐으며, 관람객은 취향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탐색·발견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다.
29CM는 이번 행사에서 브랜드 미션인 ‘취향 큐레이터(Guide to Better Choice)’을 바탕으로 가구·조명·홈데코·패브릭·주방 등 홈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68개 브랜드를 제안한다. 참여 브랜드의 97%가 국내 브랜드다. 이 중 56%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브랜드라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소비자 접점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 사전 입장 티켓은 8월 6일 판매를 시작한 당일 이미 완판됐다. 현재는 현장 티켓만 구매 가능하다. 29CM 관계자는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이 협력해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주제로 전시를 공동 주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서는 집을 꾸미는 행위가 개인의 취향과 정체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디자인 활동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