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가 될 뻔했던 ‘123호외’

2025-02-05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 27분,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겨울밤의 정적을 깨고 서울 여의도의 하늘을 가로지르던 블랙호크 헬기는 국회 경내에 착륙했다. 헬기에서 내린 계엄군은 국회 본청으로 향했다. “파렴치한 종북반국가세력”이 국회에 있었던 것일까? 1시간 후, 박안수 계엄사령관은 포고령 제1호를 발동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비상계엄 포고령에 상관없이 언론사 기자들은 국회로 향했다. 시민들도 그랬다. 기자가 아니지만 카메라를 손에 든 이들이 시민과 함께 있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다. 이들은 사진기자들과 마찬가지로 현장에 머물며 기록한다. 하지만 그것을 발표하고 공유할 매개체는 한정적이다. 12.3 계엄이 두 달여 지날 즈음, 이들의 사진이 갤러리의 흰 벽면에 걸렸다. 오는 3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청운동 ‘사진위주 류가헌’ 갤러리에서 열리는 ‘123 호외’ 전이다. ‘호외’는 긴급한 상황에서 발행된다.

16명의 사진가가 참여했다. 김흥구, 남준, 노순택, 문서진, 박광묵, 박민석, 성남훈, 임안나, 아그네스리, 이청, 정운, 주용성, 최요한, 최형락, 황예지, 허란. 오는 8일에는 사진가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문서진, 박광묵, 박민석, 이청, 주용성, 그리고 큐레이터 최연하가 모인다. 22일에는 특강이 열린다. 이재승 건국대 교수가 ‘123 계엄이 무너뜨린 법’이라는 주제로, 이세진 호서대 교수가 ‘제주 4.3사건에 투영된 국가폭력과 청년’이라는 강의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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