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후 외국인 관광객 발길 뚝”

2024-12-16

대구 관광명소 상인들 울상

근대문화체험관·김광석길 등

주말에도 방문객 없어 썰렁

외국인 “수시로 뉴스 찾아봐”

“계엄해제 빨라 큰 걱정 안해”

비상계엄 사태로 연이은 집회와 혼란한 사회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대구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과 휴일 오전에 찾은 대구 대표 관광명소 중구 근대문화체험관과 김광석다시그리기길에는 외국인 방문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은 대구의 전통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고 시티투어 도심순환버스 코스로 접근성이 좋아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은 주말에도 적막감이 감도는 한적한 모습이다.

이 일대 상인들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 수가 눈에 띄게 줄어 관광 침체와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광석길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박모씨는 “계엄 선포 전 주와 이번주를 비교하면 외국인 손님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 같다”며 “동성로에는 외국인을 타겟으로 하는 상점들이 많은데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구의 대표 번화가인 동성로에서 간간히 눈에 띄는 외국인들은 안전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동성로에서 만난 일본인 유학생 유타(27)씨는 “비상계엄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뉴스로 듣고 무섭고 불안해서 일본행 비행기표가 있는지부터 확인했다”며 “일본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이 걱정하는 연락이 정말 많이 왔다”고 말했다.

계엄 선포 일주일 전 한국에 왔다는 베트남인 음 티옌니(22)씨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계엄이 선포됐는데 비행기표를 취소할 수 없어 한국에 오게 됐다”며 “대구 시내를 다닐 때 시위를 하는 것을 보고 안전이 걱정돼 수시로 뉴스를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이 빠르게 해제된 것을 보고 한국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벨기에에서 온 샘 루윅(34)씨는 “계엄령이 선포된 후 곧바로 해제돼 황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국의 시스템이 굉장히 빠르고 이성적이라고 느꼈다”며 “여행을 계속하는 데 무리가 없고 안전에 크게 걱정되는 점은 없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최근 발표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 상승과 사회적 불안으로 내년 1분기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이 83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들은 계엄은 해제됐지만 정치 시위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한국을 찾는 자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유빈기자 kyb@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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