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 바꾸고 비용 줄이고…T커머스 3분기 실적 지켜냈다

2025-11-18

데이터홈쇼핑(T커머스)이 3분기 플러스 성장을 지켜냈다. TV시청 인구 감소, e커머스 등 경쟁 채널 부상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고마진 상품 편성, 강도 높은 비용 효율화를 통해 실적을 방어했다. 앞으로 비용 효율화는 더 이상 추진하기 힘들 정도로 한계에 다다른 만큼 화면비율과 생방송 금지 등의 규제를 개선하는 진흥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T커머스 단독 사업자 5개사(SK스토아·KT알파쇼핑·신세계라이브쇼핑·W쇼핑·티알엔) 3분기 합산 매출은 304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6.3% 늘어난 수치다.

외형과 수익성 모두 플러스 지표를 유지했다. 3분기 취급고는 1조1387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3% 늘었고 영업이익은 167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5개사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는 일부 사업자가 매출 또는 영업이익이 감소한 경우가 있었다. 홈쇼핑 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3분기 실적 방어를 위해 총력을 쏟았음을 방증한다.

각 사 공시를 살펴보면 SK스토아는 3분기 영업이익이 59억원으로 5개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매출은 신세계라이브쇼핑이 846억원으로 SK스토아(759억원)를 따돌리고 1위를 탈환했다.

향상된 성적표를 제출했으나 T커머스 업계 표정은 밝지 않다. 갈수록 심화되는 TV시청 인구 감소 현상과 늘어나는 송출수수료, 온라인으로 넘어간 유통 주도권 등 T커머스를 둘러싼 업황이 여전히 어둡기 때문이다.

T커머스 성장세는 코로나 팬데믹이 있었던 지난 2021년을 끝으로 멈췄다. 5개사 합산 취급고를 살펴보면 지난 2021년 4조2697억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4조3000억원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편성 전략을 패션 등 고마진 상품 위주로 재편하면서 수익성은 지켜내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계가 분명한 미봉책에 가깝다. 해마다 강도를 높이고 있는 비용 효율화 전략도 기한이 다다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T커머스 업계는 정부의 전향적인 산업 진흥책을 갈망하고 있다. T커머스 채널은 TV홈쇼핑과 달리 생방송이 금지돼 녹화 방송으로만 운영된다. 또한 T커머스는 전체 화면의 50% 이상을 데이터 영역으로 구성해야 한다. 홈쇼핑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T커머스는 발목에 또다른 족쇄가 더 채워져 있는 셈이다.

희망적인 것은 새롭게 홈쇼핑 주무부처가 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내달까지 '홈쇼핑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수립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출범한 홈쇼핑 산업 경쟁력 강화 TF가 수립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첫 홈쇼핑 규제 개선 TF인 만큼 하락세를 걷는 홈쇼핑 업계가 거는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T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중심 고마진 상품 편성 전략과 뼈를 깎는 효율화 노력이 병행된 결과”라며 “한계가 분명한 만큼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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