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테니스 25일 개막
대회 최다 14회 우승 나달 은퇴
절대 강자 빈자리 3인 혈투 예고
2024년 챔프 알카라스 2연패 도전
조코비치 메이저 25회 정상 노려
신네르는 세계 1위 위용 뽐낼 듯

시즌 두 번째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하면 많은 이가 떠올리는 이름이 있다. 바로 ‘흙신’으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39·스페인)이다.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중 유일하게 흙이 깔린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에서 나달은 역대 최다인 14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절대 강자로 군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달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11월 은퇴하면서 클레이코트의 왕좌가 공석이다.
나달 없는 프랑스오픈이 25일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에서 막을 올리고 2주간 열전을 벌인다. 남녀 단식 우승상금 255만유로(약 39억7000만원)를 포함해 총상금이 5635만유로(약 884억7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남자 단식에서 ‘흙신’ 왕좌 자리를 놓고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와 ‘디펜딩 챔피언’이자 랭킹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 ‘살아 있는 전설’인 6위 노바크 조코비치(38·세르비아)의 3파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중에서도 20대 초반인 신네르와 알카라스의 결승 격돌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알카라스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네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에서는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나달이나 조코비치만 우승하다 지난해 알카라스가 우승컵을 가져간 것이어서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줬다. 알카라스는 2022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고, 2023년 윔블던,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더불어 윔블던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으로 클레이코트에서 강하다는 점을 입증했기에 나달의 후계자 1순위로 꼽혀 대회 2연패를 기대하고 있다.

신네르는 호주오픈에서 2024년과 2025년, US오픈에서 지난해 우승하며 메이저대회 3승을 거뒀지만 프랑스오픈에서는 지난해 4강이 최고 성적이다. 올해 호주오픈 우승 이후 도핑으로 인한 3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고 이달 초 복귀했다. 복귀 대회였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에서 준우승했지만 홈 코트에서 열린 대회 결승임에도 알카라스에 져 아쉬웠다. 특히 신네르는 최근 알카라스를 상대로 4연패를 당하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조코비치가 알칸타라와 신네르의 젊은 기세를 노련미로 누를 것인지도 관전포인트다. 메이저대회 단식에서만 24번 우승한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남녀 통틀어 최초의 메이저 단식 25회 우승에 도전한다.
조코비치 외에는 마거릿 코트(은퇴·호주)가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에서 24회 정상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2023년 US오픈에서 24번째 메이저 우승을 달성한 이후 메이저 승수를 추가하지 못해 하락세가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오픈이 열리는 롤랑가로스에서 개최된 파리 올림픽 결승에서 알카라스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이 좋은 기억을 앞세워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역사적인 신기록 작성을 노린다.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에서 2016년과 2021년, 2023년 세 차례 우승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이가 시비옹테크(5위·폴란드)가 102년 만에 프랑스오픈 4연패에 도전한다. 이 대회 여자 단식 4년 연속 우승은 1923년 쉬잔 렝글렌(프랑스)이 마지막이었다. 다만 최근 5년 사이 이 대회에서 네 번 우승한 시비옹테크가 지난해 도핑 관련 1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 다소 하락세를 보인다는 점이 변수다. 시비옹테크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코리아오픈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세계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비롯해 코코 고프(2위·미국), 지난해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친원(8위·중국) 등이 시비옹테크의 독주에 제동을 걸 대항마로 꼽힌다. 2018년 프랑스오픈에서 4강까지 오르고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매디슨 키스(7위·미국)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송용준 선임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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