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잊은 유광우 맹활약…대한항공이 천안으로 간다

2025-03-30

지난 시즌 4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룬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이 통산 6번째 정상 등극을 향해 전진했다. 베테랑 세터 유광우(40)의 번뜩이는 손놀림을 앞세워 10.6%라는 낮은 확률을 뚫고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을 따냈다.

대한항공은 30일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 스코어 3-0(25-20 25-20 28-26)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1차전 패배 이후 2차전과 3차전을 내리 잡아내고 현대캐피탈이 기다리는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역대 남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자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89.4%(19회 중 17차례)였다. 서전을 내준 대한항공은 10.6%의 실낱같은 가능성을 극복하면서 역전극을 썼다. 2016-2017시즌부터 8년 연속(2019-2020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미개최)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는 대한항공의 통산 우승 횟수는 2017-2018시즌과 최근 4시즌을 합쳐 모두 5차례다.

올 시즌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와 3위 대한항공이 맞붙는 5전3승제 챔피언결정전은 다음 달 1일 막을 올린다. 1·2·5차전은 현대캐피탈의 홈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펼쳐지고, 3차전과 4차전은 대한항공의 안방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세터 유광우였다. 1차전 막판부터 중용돼 2차전 3-0 완승을 이끈 유광우는 이날 역시 대한항공의 공격을 군더더기 없이 조율했다. 카일 러셀(22점)과 정지석(10점), 정한용(9점)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주는 한편, 높이가 좋은 김민재(11점)와 최준혁(3점)을 활용한 중앙 속공을 자유자재로 유도하면서 KB스타즈의 벽을 무너뜨렸다. 또, 수비에서도 몸을 날리는 허슬 플레이로 동료들의 기운을 북돋았다.

대한항공은 초반부터 확실하게 흐름을 가져왔다. 김민재의 속공과 러셀의 오픈 공격, 정지석의 블로킹 등으로 손쉽게 점수를 쌓았고, 24-20에서 정한용이 퀵오픈을 성공시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도 25-20으로 가져온 대한항공은 3세트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체력이 떨어진 러셀의 공격 범실이 잦아진 반면, KB손해보험은 황택의와 나경복의 서브가 살아나면서 19-15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정한용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21-21 동점을 만들었고, 26-26 듀스 상황에서 유광우의 토스를 러셀이 퀵오픈으로 연결한 뒤 최준혁이 나경복의 백어택을 막아내 승리를 확정했다.

유광우는 삼성화재 시절 7차례, 대한항공 소속으로 4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했다. 경력은 누구보다 화려하지만 매년 주연보다는 조연으로 동료들을 빛나게 했다. 유광우는 “세터는 묵묵히 받쳐주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팀이 이기고 우승해야 선수들이 빛난다”면서 “체력적으로는 우리만 힘들겠지만, 기세는 무시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이 기운을 몰아 천안에서 재미있는 시리즈를 만들어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지난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선 정관장이 현대건설을 3-1(26-24 12-25 25-19 25-20)로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행 티켓을 잡았다. 정관장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올 시즌을 3위로 마친 뒤 마지막 무대까지 오른 정관장과 김연경의 은퇴를 앞둔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31일부터 5전3승제 챔피언결정전을 벌인다. 1·2·5차전은 정관장의 안방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고, 3·4차전은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