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 연속 비가 왔는데도 냄새가 전혀 안 나죠?”
7일 만난 박수민 경남 의령농원 대표(46)는 의령지역 자굴산 자락을 따라 해발 100m 높이에 자리한 농장의 마당에서 자신 있게 말했다. 병아리까지 합쳐 산란계 2만5000마리를 사육하고 있지만 비에 젖은 땅에선 흙 내음만 느껴졌다. 박 대표는 충분한 환기로 민원은 줄이고, 직접 만든 사료첨가제로 달걀의 부가가치는 높였다.
박 대표에 따르면 2014년 12월 농장 문을 연 뒤 단 한번도 냄새 민원이 없었다. 그는 비결로 환기를 꼽았다. 계분이 잘 마르니 냄새가 줄어들고 질병 발생률도 낮아졌다는 것이다.
12년 전만 해도 박 대표는 대학에서 원예학을 가르치던 강사였다. 장미 연구로 석사, 파프리카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받았지만 불안정한 소득 탓에 고민이 많았다. 그런 그에게 부친은 “많이 먹는 것보다 좋은 것을 먹는 게 더 중요해지는 세상이 온다”며 품질을 앞세운 먹거리사업을 제안했다.

박 대표는 사업 아이템으로 단번에 달걀을 떠올렸다. 박사 과정 중 국화과 식물인 ‘마리골드’로 산란계의 사료첨가제를 만드는 연구에 참여하며 고품질 달걀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사료에 마리골드·강황·황금·허브·청옥(광물의 한 종류) 등을 첨가해 닭들에게 먹인다. 한약재인 황금은 천연 항생제 기능을 하고, 미네랄이 풍부한 청옥가루는 8∼9% 수준이던 달걀 파각률을 2%로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박 대표는 2022년 ‘제27회 농업인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고, 지난해말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됐다.
농장에서는 30개들이 유정란 한판을 1만7400원(소비자 직거래가격)에 판매한다. 박 대표는 “가격이 높은데도 구매해준 고객에게 걸맞은 품질로 보답하는 게 제 도리”라고 말했다. 정기 배송을 하는 5000여가구 고객에게 직접 감사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배송 중 달걀이 깨졌다면 1알당 700원씩 배상해주는 것도 같은 이유다.
박 대표는 “콜센터 도입 등 고객 관리체계를 고품격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의령=이미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