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에 파견 가 ‘음주 물의’를 일으킨 경찰관 중 1명이 앞서 ‘압수물 도난 사건’으로 감찰 조사를 받는 경찰관인 것으로 확인됐다.
압수물 부실 관리로 10대 고등학생에게 사건 증거물을 털린 담당 경찰관이 이번엔 ‘음주 자제령’이 내려진 국가 행사 지원 업무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술을 마시다 복귀 조치된 것이다. 경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단 지적이 나온다.

다음 날부터 투입인데…파견 첫날부터 술판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남 창원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5명(경감 이하)은 지난달 27일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북 경주에 파견을 갔다. 이들 경찰관은 다음 날(28일)부터 APEC 경호·경비 업무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이날 파견 근무자 숙소로 지정된 한 기업체 연수원에 투숙했다. 이 연수원은 주류나 음식물 반입이 금지된 곳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 경찰관 중 일부는 파견 첫날부터 이곳 숙소에서 술을 마셨다. 술을 과하게 마신 1명은 숙소 내부에 구토까지 했다. 다음 날 토사물을 치우지도 않고 지원 근무에 나섰다. 숙소 관계자가 숙소 정리 과정에서 구토 흔적을 발견하고 경북경찰청에 알리면서 이들 경찰관의 ‘음주 물의’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창원서부서 상급 기관인 경남경찰청은 곧장 대체 파견 근무자를 보내면서, 이들 경찰관을 복귀 조치했다. 이들이 술 마신 시간은 근무 시간이 아닌 휴게 시간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남청은 중대한 국가 행사 지원 업무에 투입된 상황에서 음주한 사실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감찰 중이다. 이들 5명 중 2명은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진술 중이라고 한다. 경남청 감찰계는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술 마신 경찰 중 1명…압수물 털린 경찰이었다
이때 술 자리를 가졌던 경찰관들 중 1명은 감찰 조사가 진행 중인 ‘압수물 도난 사건’에 직접 관련된 A경찰관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3일 창원서부서가 오토바이 절도 혐의를 받는 10대 고등학생으로부터 압수한 범죄 핵심 증거물인 오토바이를 이 고등학생에게 도둑 맞은 사건으로, A경찰관은 당시 창원서부서 수사과 압수물 관리 담당자였다.
사건 발생 당시 창원서부서는 압수한 증거물을 매일 확인해야 하는 ‘일일 점검’ 등 기본적인 관리 지침을 지키지 않은 탓에 도난 사실을 약 2주가 지난 뒤에나 알게 됐다. 오토바이 등 압수물은 잠금장치를 설치해야 하는 지침도 지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남청 국정감사에서 “경찰 압수물 관리 관련 시스템이 완전 붕괴된 것 같다”, “경찰서가 10대들 놀이터가 된 느낌”이란 질타를 받았다. 이외 ‘하동 순찰차 사망 사건’, ‘사천 채석장 사망 사건 부실 수사’ 등 기강 해이와 부실 수사에 대한 여야 국회의원들 질타가 쏟아지자, 김종철 경남청장은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연이은 물의에 징계도 19명…“경찰 기강 문제 많아”
이날 국감에서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지난 8월까지 경남청 경찰관 19명 징계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기강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주 의원은 “대부분 정직과 해임 등 중징계를 당했는데, 음주 운전이나 성폭력, 절도, 특수협박 등 중한 범죄가 많다”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경찰이 이렇게 범죄 저지르는 건 기강의 문제가 많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청장은 질의 중 “(창원서부서 압수물 절도 관련) 많이 부끄럽다”면서 “사천 채석장과 하동 순찰차 변사 사건 역시 매우 죄송스럽고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앞서 지난 9월 29일 취임한 김 청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기본과 원칙을 통한 신속하고 공정한 업무 처리”를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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