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J 정치인, 김문수·안철수·유정복·이재명·한동훈
ISTJ(추정) 박근혜, 푸틴·시진핑
尹 ENFJ로 공개, 챗GPT는 ISTJ로 분석
“관심 받는 거 싫어하면 정치인 하기 어렵죠. 벼락만 치면 미소짓는 의원이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잖아요. 카메라 플래시 터지는 줄 알고….”
정치권에선 국회의원의 자질 중 하나로 ‘주목받는 걸 좋아하는 성격’을 꼽는다. 공공의 일에 대한 사명감과 권력에 대한 욕망 등 다양한 자질이 있겠으나 그 중 하나가 요즘 말로 하면 ‘관종(관심종자) 끼’라는 것이다. 국회의원 300명의 성별과 성향, 이념은 달라도 외양에 있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잘 생기고 못 생기고를 떠나 하나 같이 ‘웃는 모습이 괜찮다’는 점이다. 그만큼 주목받는 상황에 익숙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성향에 어울리는 MBTI(성격유형지표)는 무엇일까. 예상한 대로 ‘E(외향적)’ 성향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의외로 유명 정치인 중에 간혹 ‘I(내향적)’ 유형도 있다.

◆국힘 경선주자 모두 ‘E’ 성향
정치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MBTI 유형은 E와 TJ(사고∙판단력 중심)다.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 후보 8명도 E 성향이었다. 국민의힘은 20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1차 경선 조별 토론회에서 MBTI(성격유형지표) 기반 자기소개를 진행했다. 가나다순으로 나경원 후보의 MBTI는 ENFJ(정의로운 해결사), 이철우 후보는 ESFJ(사교적 협상가), 한동훈 후보 ENTJ(대담한 통솔자), 홍준표 후보 ESTJ(소신있는 실행가)였다.
전날 발표된 김문수∙안철수∙유정복 후보의 MBTI는 모두 ENTJ(대담한 통솔자)였다. 한동훈 후보까지 국민의힘 경선 후보 8명 중 절반이 ENTJ였다. 양향자 후보는 나경원 후보와 마찬가지로 ENFJ(정의로운 해결사)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본인이 직접 MBTI를 공개한 유명 정치인으로는 개혁신당 대선 후보인 이준석(ENTP)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지원(ENTP) 의원이 있다.
본인이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기존 인터뷰와 각종 공개 발언을 토대로 챗GPT가 분석한 결과,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도 ENTJ로 분석됐다.
현재 각당 대선 경선 후보의 ‘대세 유형’은 ENTJ로 김문수, 안철수, 유정복, 이재명, 한동훈 후보가 이러한 성향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ENTJ 또는 ESTP로 추정된다. 이런 유형의 정치인은 에너지 넘치는 대중 연설(E)과 비전∙철학(N), 논리적 메시지(T), 계획적(J)인 걸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I는 尹∙朴∙유승민∙심상정
이와 반대되는 MBTI 유형의 유명 정치인들도 꽤 있다. 깊이 있는 인터뷰(I)와 구체적 수치∙성과(S)와 공감∙가치(F), 유연한 대응(P)을 중시하는 유형들이다.
I로 추정되는 유형의 경우 대체로 MBTI를 밝힌 적이 없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들의 기존 발언을 토대로 챗GPT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박근혜 전 대통령(ISTJ)과 유승민 전 의원(INTP), 심상정 전 의원(INFJ)이 I 성향으로 추정됐고, 해외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INTJ)과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INF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ISTJ 또는 INTJ),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ISTJ)이 I성향으로 분류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경우 본인을 ENFJ라고 공개했지만, 챗GPT는 윤 전 대통령의 성향을 ISTJ라 분석했다.
정치인의 MBTI는 실제 성향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지향하는 리더십을 강조하기 위해 브랜드 전략 차원에서 만들어가기도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대중 연설(E)보다 깊이 있는 글쓰기와 소규모 간담회(I)를 더 선호했고, 비전∙철학 보다는 구체적 수치와 성과(S)를 강조하곤 했다. 재임 시절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전국을 순회하고, 각종 연설문을 직접 수정하며 장시간 성과를 강조한 모습을 보인 게 대표적이다. 또 대선후보 시절과 집권 초기에 비전∙철학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다. 역대 정권에 비해 국정 철학을 함축하는 ‘캐치 프레이즈’도 약한 편이었다.
윤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주석은 모두 ISTJ로 추정됐다. 전통과 규범, 시스템 유지를 중시하고, 국가주의적·관료주의적 리더십을 보이는 점이 ISTJ 정치인의 공통점으로 분석된다.
일관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J스타일과 달리, 상황에 맞춰 유연한 화법을 구사하는 P스타일의 대표 정치인으로는 이준석 의원이 꼽힌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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