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대표적인 ‘2대 허언’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퇴사한다’와 ‘유튜브 할 거다’입니다. 아침엔 회사로, 퇴근 후엔 육아 현장으로 다시 ‘출근’하는 양육자는 마냥 웃어넘길 수 없는 얘기죠. ‘버티기’와 ‘그만두기’ 사이에서 매일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일을 계속하면 아이에게 소홀해지지 않을까 죄책감이 밀려오고, 일을 그만두면 경력이 단절될까봐 불안합니다. 게다가 인내를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포기’는 쉬운 선택이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 그만두는 것도 버티는 것만큼이나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말하는 책이 있습니다.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커리어 고민’을 주제로 소개하는 세 번째 책 애니 듀크의 『큇(Quit)』입니다.

📖『큇(Quit)』은 어떤 책인가
저자 애니 듀크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세계 정상급 포커 플레이어 출신이라는 거예요. 포커 역사상 최고 누적 상금을 수상했죠. 그는 2004년 포커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월드 시리즈 오브 포커(WSOP)’에서 우승한 후, 같은 해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제패했습니다. 2010년에는 NBC 내셔널 헤즈업 챔피언십 우승을 거뒀죠. 여성으로서 최초로 이뤄낸 성과였습니다. 결국 포커판에서 제때 그만두는 게 승패를 가른다는 사실을 몸으로 배운 셈이죠.
그가 처음부터 포커 플레이어를 꿈꾼 건 아니었습니다. 원래 꿈은 교수였어요. 컬럼비아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인지과학으로 박사 과정을 밟았죠. 대학원 재학 중 갑자기 건강이 나빠지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시작한 게 포커였어요. 이를 계기로 그의 인생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포커 은퇴 후에는 의사결정 전문가로 변신해 기업·기관에서 강연·자문을 하고 있죠. 청소년에게 의사결정 교육을 하는 비영리 단체도 설립했고요. 이 책에서 그는 심리학 박사이자 세계 최고의 포커 선수로 활동하며 체득한 그만두기 전략의 노하우를 보여줍니다.

🥬‘포기’는 실패 아닌 이기는 전략
끈기는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미덕입니다. 어릴 때부터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수없이 듣고 자랐죠. 그래서 중도에 그만두는 결정에는 ‘실패’라는 낙인이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말합니다. “그만두기(QUIT)도 끈기(GRIT) 못지않게 중요한 의사결정 스킬”이라고요. 성공은 가치가 없는 일을 계속 한다고 보장되는 게 아니라는 얘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