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한 사제’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아르헨티나 축구 리그 클럽 산 로렌소 팬클럽 활동도

2025-04-21

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선종했다. 향년 88세.

프란치스코 교황(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은 2013년 3월 제266대 로마 가톨릭 교황으로 선출됐다. 미주 지역 출신 첫 교황이자 첫 예수회 출신 교황, 서기 8세기 이후 1300년 만에 비유럽 지역에서 배출된 교황이었다. 허례허식 없이 검소했고 낮은 곳에서 빈민들,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아 ‘청빈한 사제’, ‘행동하는 성직자’로 칭송을 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936년 아르헨티나에서 이탈리아 이민자 아들로 태어났다. 22세에 예수회에 들어가서 56세이던 1992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 보좌주교로 서품을 받았다. 199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이 됐고 200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추기경으로 서임이 됐다.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고령을 이유로 2013년 2월 말 사임하면서 그해에 교황으로 선출이 됐다.

그는 ‘빈자의 성인’으로 알려진 13세기 성인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교황명으로 사용한 최초의 교황이다. 교황에 오르기 전 그는 성직 기간의 대부분을 고국 아르헨티나에서 가난한 자들의 목자로 활동했다. 대주교 시절에도 주교관 대신 허름한 아파트에 살았다. 경제 불평등과 소외계층을 외면하는 아르헨티나 정부를 지속적으로 비판을 가했다.

재임기간 그는 가톨릭 내부의 고질적 병폐를 도려내기 위한 개혁에 나섰다. 성직자 성범죄를 “사탄 숭배만큼 추악한 일”이라며 취임 후 아동 대상 성범죄를 은폐한 주교를 해임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검은돈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쓴 바티칸 은행에 대한 개혁 조치도 단행해 2014년 바티칸 은행장에 민간 금융인을 임명하고 장부에 기록하지 않은 계좌 4800여개도 없앴다.

2013년 7월에 “만약 동성애자가 선한 의지를 갖고 신을 찾는다면 내가 과연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는가”라며 동성애 사제들에게 온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2016년에는 가톨릭 사제들에게 ‘임신중지 여성의 죄’를 특별사면하는 권한을 영구적으로 연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6년 8월 여성 부제 서품 허용 여부를 검토하는 위원회도 창설했다. 미국 9·11 테러 후 교류가 끊어진 이슬람 수니파 최고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크 알타예브와 만나 종교적 화해를 모색하기도 했고 2019년에는 역대 교황 최초로 여성과 이슬람교도에게 세족식을 거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열정적인 축구 팬으로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프리메라 디비시온’ 클럽 산 로렌소 팬으로 팬클럽 회원증이 공개 되기도 했다. 업무 등 바쁜 일정으로 중계 경기를 보지 못하기 떄문에 바티칸 근위병이 득점으로 산 로렌소의 시합 결과를 전해주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 다. 월드컵 경기기간에는 모국인 아르헨티나와 연고가 있는 이탈리아 등을 편애하지 않고 ‘엄정 중립’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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