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에 진심인 트럼프 "나라 망친 오바마도 취임 직후 수상"

2025-10-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발표를 하루 앞둔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한 것과 관련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20명 전원이 13일 또는 14일에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8개의 전쟁을 멈췄고, 역사상 누구도 9개월 만에 8개의 전쟁을 해결한 적은 없다”며 “버락 오바마(전 대통령)는 우리나라를 망친 것 외에 아무 것도 안 했는데도 그들은(노벨위원회)은 (노벨평화)상을 줬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내가 직접 이집트 방문해 인질 데려오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우리는 가자 지역 전쟁을 끝냈고, 더 큰 차원에서는 평화를 만들어냈다”며 억류된 인질들의 석방 일자를 다음주 초로 특정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가고 싶지 않을 장소들도 있지만 내가 직접 방문하려고 한다”고 했다.

현재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인 이집트로 직접 찾아가 합의 사항을 최종적으로 매듭짓고 인질 석방에 관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미국인은 이 끔찍한 전쟁을 끝내는 데 우리나라가 한 역할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는 지금까지 7개의 전쟁을 해결했고, 이번이 여덟번째”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가장 빨리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전쟁이었다”면서도 “그것도 역시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무언가를 해냈다는 사실에 이렇게 전 세계가 찬사를 보내는 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질 석방 이후 진행될 2단계 합의와 관련 “우리는 (하마스를) 무장 해제 시킬 것”이라며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무장 해제’ 장담했지만…하마스 “무기 더 필요한 때”

하마스의 수석 협상가 칼릴 알하야는 이날 공개된 사전 녹화 연설을 통해 “우리는 중재국과 미국으로부터 전쟁이 무기한 종식됐다는 보장을 받았다”며 “이스라엘 감옥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250명과 가자지구 주민 1700명이 석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무장해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오히려 하마스 대변인 역할을 했던 오사마 함단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어떤 팔레스타인인도 무기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며 “무기와 저항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 극우파 각료들은 인질 석방마저 반대하고 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살인 테러리스트를 풀어주는 합의안에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며 “하마스 통치가 해체되지 않거나, 실상 다른 모습으로 존속하면서도 해체됐다고 말만 하게 된다면 (소속 정당인) ‘오츠마예후디트’(유대의힘)가 정부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요르단강 서안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는 등 강경 정책을 추진해온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도 “근시안적 축하 행사에 동참하거나 합의에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며 군사작전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노벨상’ 달라는 트럼프…“오바마도 당선 직후 수상”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발표 하루 전날인 이날도 노벨상 수상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2009년 1월에 취임해 그해 10월 핵확산 방지 및 중동 평화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는 나라를 망친 것 외에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상을 줬다”며 특히 “오바마는 (대통령) 당선 직후에 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오바마의 수상 과정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노벨상 후보 추천과 공적 심사는 해당 연도 1월 31일인데, 오바마가 취임한 건 1월 20일이었다. 결국 당시 노벨평화상 위원회가 오바마의 실제 업적이 아닌 대선 공약의 비전만을 근거로 수상자를 결정했다는 의미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 이름이 오바마였다면 취임 10초만에 노벨상을 받았을 것”이라거나 “오바마에 비한다면 아는 4~5번은 상을 받았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국무회위에선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까지 나서 “세계 어디에도 이런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지도자는 없고, 현대의 미국 대통령 중에도 그런 만한 사람을 나는 알지 못한다”며 1차 합의안을 도출한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을 치켜세웠다.

‘북극항로’ 의식한 쇄빙선 도입…中과는 ‘대두 협상’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핀란드로부터 쇄빙성 11척을 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중 4척은 쇄빙선 업계의 절대적 선두주자인 핀란드에서 건조하고, 7척은 미국에서 만든다는 구체안도 함께 공개했다.

스투브 대통령은 미국의 쇄빙선 구매 계획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거대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우리는 모두 북극이 전략·군사·경제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고 밝혔다.

미국의 쇄빙선 도입 구상은 북극에서의 자원 개발과 북극항로 등을 염두에 두고 중국·러시아와 벌이고 있는 경쟁과 관련이 있다. 취임 직후부터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토로 편입하겠다고 주장해온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중 무역 협상과 관련해선 “우리는 수입도 하고 수출도 하는데,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수입을 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며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조치에 맞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나와 논의하고 싶은 사안이 있고, 나도 그와 논의할 사안이 있다”며 “그중 하나가 대두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양 정상은 이달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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