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매몰, 우리가 놓치는 중요한 것들

2024-10-23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150일이 다 되어 가지만 다수 의석을 앞세운 야당은 여전히 ‘하야, 탄핵 그리고 이를 위한 특검’만 외치며 국회를 기능 부전 상태로 만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일상이 될 만큼 탄핵에 매몰되다 보니, 정작 ‘우리는 더 중요한 것들을 기회비용으로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 국민은 드라마틱한 ‘반전’이 아닌 추락한 민생, 사회 시스템의 ‘회복’을 바라고 있으며 그 추락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잘못된 신념을 신앙인 양 고집했고 그 고집은 정책이 됐다. 결국 나라의 궤도는 이상한 쪽으로 틀어졌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가장 먼저 ‘소득주도성장’이 예상과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났다. 국민 세금으로 유지되는 공무원을 행정력 강화가 아닌 복지 목적으로 13만 명이나 늘렸고 결국 이 비용은 미래세대의 부채가 됐다. 근로자의 소득을 올리겠다고 추진한 최저임금 과속 인상 역시 되려 자영업자 몰락과 일자리 붕괴를 초래했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는 이를 속이기 ‘통계 조작’까지 저질렀다. 이로 인해 과거 지표와의 비교 자체는 불가능해 졌으며, 과거 통계치는 무용지물이 되고 국가정책의 연속성마저 끊어졌다. 국민의 삶을 수치로 요약한 통계는 국가 정책의 근간이다. 이를 조작한다는 것은 국기문란이자 범죄임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단일대오로 국민의 눈을 가리려 했다.

40년간 꾸준히 기술력을 쌓아 시공, 제조, 설계는 물론 국산화를 통해 독보적인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원전 산업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렸다. 만약 문재인 정부의 경솔한 ‘탈원전 정책’이 몇 년만 더 계속됐다면 24조원의 체코 원전 수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법 시스템의 파괴’ 역시 국민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검수완박으로 수많은 수사가 지연되고 덮어지자 피해자는 울고 범죄자는 웃었다.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변 출신의 코드 인사는 고스란히 코드 재판으로 이어져 국민으로부터 사법부 신뢰도만 잃었다. 법원장추천제와 같은 어설픈 실험들은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맞바꿨으며, 이 모든 ‘개악’의 주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거짓말’로 수사를 받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사상 초유의 복합적인 위기 상황이다. 지금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의 성장잠재력은 걷잡을 수 없이 퇴보하고, 안보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수 있다. 정부는 전 정권의 과오를 살피고 개선해 더 나은 방향으로 국정을 이끌 책무가 있으며, 실패한 정책에 대해서는 응당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백번 잘못했고 윤석열 정부가 백번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제를 바로잡고 내일을 준비하는 노력이다. 과거의 실정을 바로잡고 최적의 대안을 추진하는 것이 지금 윤석열 정부의 소명이자 역할이요, 이 과정에서 국정 난맥을 찾아내 바로잡는 것이 국회의 책무이다. 지금 국회는 상식의 정치를 복원해 경제를 재도약시키고 안보를 강화해 국민 통합을 이뤄낼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정쟁을 하더라도 정치의 본질에서 멀어진 탄핵, 특검 정쟁에 매몰돼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쳐서는 안된다. 만시지탄이라도 더 늦으면 결국 주워 담을 수 없는 복배지수(覆杯之水)가 된다.

조배숙 국회의원·국민의힘 비례대표·전북도당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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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대통령

기고 gig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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